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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지난 겨울 퓨처스팀의 투수 코치로 이상훈을 영입했다. 레전드급 좌완투수 출신이기는 하지만 두산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고 오히려 잠실라이벌인 LG 출신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뜻밖의 선택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새로 두산 지휘봉을 잡게 된 김태형 감독과도 얽힌 인연이 없었기 때문에 더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는데 뒤늦게 김 감독과 이 코치 사이의 비밀 하나가 공개됐다.
김 감독은 2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외국인선수들도 보약을 먹느냐’는 질문이 ‘감독님은 현역 때 보약을 드셨느냐
’는 질문으로 이어졌고 김 감독이 “어렸을 때 워낙 많이 먹어서 현역 시절에는 거의 보약을 먹지 않았다”고 답한 것이 발단이었다. 그는 “믿기 어렵겠지만 어렸을 때 몸이 워낙 약했다. 태어날 때부터 제왕절개를 했고 인큐베이터에서 자랐다. 할머니께서 워낙 극성이셔서 집에 인삼이 마를 날이 없었다. 그래도 워낙 운동을 좋아해서 야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자기타와 앰프를 사주셨는데 틈날 때마다 치다보니 재미있더라. 그러다가 중학교 1학년 때 리틀야구 대표팀에 뽑혀서 대회에 나갔는데 팀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답답하더라. 그래서 선생님께 야구를 그만두고 음악을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가 혼났던 기억이 있다”고 말한 뒤 “예전에는 이상훈 코치와 술자리를 하면 새벽까지 둘이서 기타를 치곤 했다”고 덧붙였다.
이상훈 코치는 야구를 떠난 뒤 록밴드 ‘WHAT!’을 결성해 실제 록커로 활동하기도 했던 경력이 있다. 예사롭지 않은 록커의 피를 나눈 김태형 감독과 이상훈 코치가 두산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잠실 |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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