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드는 추억의 아이스바 ‘삼강하드’를 53년만에 재출시했다.  제공 | 롯데푸드

[스포츠서울]‘옛날 맛 그대로 추억을 안겨드립니다.’
돌고 도는 유행 속에 복고 열풍이 다시 거세게 불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우리 주변에 ‘추억의 맛’을 내세운 옛날 통닭, 옛날 팥빙수, 옛날 짜장 등의 먹거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복고를 활용한 마케팅은 식품업계에서 유독 눈에 띈다. 복고 마케팅은 올드 세대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안겨줘 기업 입장에서는 신구 세대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50여년 전 출시된 제품이 재출시 되거나, 복고풍을 반영한 신제품 출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53년만에 돌아온 ‘하드’부터 ‘옛날 팥빙수’까지…
지난 3일 롯데푸드는 추억의 아이스바 ‘삼강하드’를 53년만에 재출시했다. 삼강하드는 1962년 식품위생법이 시행되고 국내 최초로 최신 설비를 갖춘 공장에서 만든 대량생산 아이스바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삼강하드는 ‘하드’라는 단어가 아이스바를 의미하는 표현이 되도록 한 빙과업계의 상징적인 제품이다”면서 “이전까지 흔히 접하던 빙과류는 아이스케키라고 불리던 색소와 설탕 또는 사카린을 탄 물을 얼린 불량식품이었다”고 설명했다. 재출시 된 삼강하드는 우유 맛을 더욱 진하게 살렸으며, 패키지는 전체적으로 복고풍의 폰트와 디자인으로 구성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달 추억 속 군고구마의 맛을 담은 ‘맛고구마’를 선보였다.  제공 | CJ제일제당

향수를 자극하는 신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달 추억 속 군고구마의 맛을 담은 ‘맛고구마’를 선보였다. ‘맛고구마’는 군고구마 맛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말린 고구마를 오븐에 굽는 방식을 택했다. 파리바게뜨 역시 옛날 팥빙수의 맛을 살린 ‘그때 그 시절 국산팥 빙수’를 내놨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브랜드 참이슬은 ‘참이슬 클래식’의 정통성을 알리기 위해 모델 아이유가 복고풍으로 변신한 새 포스터를 공개했다.   제공 | 하이트진로

복고는 제품의 정통성을 알리는 효과적인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은 정통성의 빨간 뚜껑 ‘참이슬 클래식’을 선보이며 중장년층을 겨냥했다. 특히 최근 모델 아이유가 복고풍으로 변신한 포스터를 제작해 화제가 됐다. 포스터에서 아이유는 6070시대를 대표했던 재키 룩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아이보리 컬러의 원피스를 입고 복고풍 웨이브 헤어스타일에 깃털이 달린 레드 컬러의 모자로 복고 느낌을 한 껏 살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빨간색과 두꺼비로 상징되는 대표 정통 소주인 참이슬 클래식의 새 포스터를 통해 4050세대는 추억을, 2030세대는 소주의 정통성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해태제과는 지난달 ‘부라보콘’ 출시 45주년을 기념해 1970년 첫 출시 당시 패키지를 그대로 반영해 ‘부라보콘 스페셜에디션’을 선보였다.  제공 | 해태제과

◇복고 마케팅 열풍, 진부하지 않은 이유는?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복고 마케팅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대이상이다. TV 프로그램 ‘응답하라 1994, 1997’ 부터,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영화 ‘국제시장’ 등을 통해 젊은 세대들에게도 복고가 자연스러운 문화로 받아들여진 이유도 크다. 즉, 복고가 구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신세대에게도 호소력을 갖게 됐다는 의미다.

이러한 복고 마케팅을 활용한 업체들의 성적표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해태제과는 지난달 ‘부라보콘’ 출시 45주년을 기념해 1970년 첫 출시 당시 패키지를 그대로 반영한 ‘부라보콘 스페셜에디션’을 선보였다. 바닐라를 연상시키는 하얀 바탕에 복고풍 글씨체로 부라보콘 브랜드명을 새기고 진한 빨강과 파란색 하트를 나란히 그려넣었다. 부라보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를 반영한 이 제품은 준비한 120만개 물량이 한 달도 채 안돼 전량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김자영기자 sou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