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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그가 손대면 흥행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2015년 방송가, 나 PD는 어떤 연예인보다 트렌드를 이끌며 대중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말 그대로 ‘예능계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그는 KBS에서 CJ E&M으로 옮긴 뒤에도 ‘꽃보다~’시리즈와 ‘삼시세끼’로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프로그램 성공 기대와 욕심은 누구보다 크지만 여전히 실패에 대한 불안함이 더 크다. 운이 좋은 거 같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 그를 창간 30주년을 맞은 스포츠서울이 만났다.
◇‘프로듀서’ 나영석… 보통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키다나영석 PD은 할아버지들의 배낭여행과 시골에서 삼시 세끼를 차려먹는 소박한 삶으로 대중의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해외여행을 꿈꾸지만 사표를 던지고 떠나지 못하고 전원생활을 그리워하지만 도시의 생활을 버릴 수 없는 나는 평범한 보통 사람”이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다른 이도 나와 같은 그리움과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방송으로 대리만족시켜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연이은 성공비결을 꼽자면.다른 예능프로그램과는 분명히 다르다. 다르다고 잘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고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는 차별점을 요즘 시청자들이 좋아하고 찾는 것 같다. 과거 예능은 무조건 웃기려는데 치중한 반면 이제는 편안하게 한숨 돌리려고 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예전에 떠들썩한 것을 좋아했던 나도 나이가 들며 취향이 변했다.
-무심코 스쳐 지날 수 있는 많은 것에 의미를 부여해 새로운 관계를 보여준다.나 역시 과거 출연자를 고문하듯이 하면서 재미를 뽑아냈지만 이제는 ‘시골서 돈 한푼 없이 살아라’식으로 주문하지 않는다. 힘든 척하지만 읍내 나가서 먹고 싶은 거 다 사듯이 특별한 제한을 두기보다는 방목하듯 풀어놓는다. 그래서 멀리서 보기에는 스펙터클하지 않고 큰 움직임이 없어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작은 움직임과 변화가 존재한다. 일반인의 평소 생활 모습도 이와 같아 동질감을 느끼고 공감하는 것 같다.
-다른 관찰예능과는 확실히 다르다.노하우의 차이(웃음). 우리는 이런 작업을 꽤 오래하다보니 솔직히 말해 노하우가 있다. 출연자가 촬영임을 잊게하는 것도 중요하고 편집과 방송으로 나갈 때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 미세한 관찰력, 그리고 숙련된 편집을 할 수 있는 PD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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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주의자’ 나영석…대중을 말한다
나 PD는 얼마전 ‘삼시세끼’ 제작발표회 때 “사계절, 1년을 한 시즌으로 생각한다. 이번 정선편을 마지막으로 끝이 난다”고 전했다. 당시 “다음 시즌은 시청자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던 그는 “나는 기본적으로 현실주의자”라고 강조했다. “내가 판단하기에는 1년 정도가 적당하고 시청자도 포만감을 느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 재밌어하고 또 보고 싶어 한다면 ‘딱 여기까지다’ ‘난 안한다’라는 위선을 떨진 못한다. 장사되면 무조건 한다. 사람들이 원하고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시세끼’ 중 언제가 가장 힘들었나.당연히 지난해 가을편이다. 대중이 좋아할 지 어떤 반응이 있을 지 명확하지 않아 늘 첫편, 첫회가 힘들다.
-매번 게스트가 큰 화제가 된다. 기준과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호스트와 달리 단발성 손님인 게스트는 시청자가 자주 볼 수 없어 궁금한 분이 대상이다. 최고의 게스트는 김지호씨다. 사실은 김지호씨 편을 굉장히 좋아하고 재밌었다. 정선에 오셔서 정말 즐겁게 전원생활을 누리다 갔다. 난 사실 일은 호스트가 하고 손님은 쉬다가는 것이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방송 후 놀다갔다며 욕도 먹으셨다. 어느 순간부터 게스트도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해 우리도 난감하다. 다소 곡해되는 면도 있었다.
-MC 몽은 어떤가.미묘한 문제다. (MC몽은)아픈 손가락 같다. ‘1박2일’을 오랜기간 하면서 개인적인 애정이 있다. 상황이 되면 같이 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중의 마음이다. 나는 대중을 상대로 작품을 하는 사람이지 나 혼자 잘나서 예술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공과 사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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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을 통해 이름과 얼굴을 알린 나 PD는 2012년 CJ E&M으로 옮긴 뒤 ‘나영석표 예능’이라는 수식어가 생길 정도로 최고 스타 PD로 등극했다. 대중의 관심이 아직도 부담스럽다는 그는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까 하는 걱정이 크다. 작품을 할 때마다 더 두렵고 신경쓰게 된다”며 속내를 내비쳤다. 그동안 실패가 없다는 칭찬에도 “십년 정도는 실패가 없어야 할 수 있는 말이다. ‘1박2일’도 한 작품을 5년간 오래 한 것이고 CJ E&M에서도 많은 작품을 한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운이 좋았지만 굴러떨어지는 것도 한순간”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tvN 이명한 본부장과 이우정 작가를 성공의 비결로 꼽기도 했고, 협업을 강조했다.솔직히 나영석표 예능보다는 차라리 나영석 사단이라고 불러주면 좋겠다. 예능은 혼자 잘났다고 절대 만들 수 없다. 이명한 선배 같은 리더, 이우정 작가 같은 아이디어뱅크가 내 옆에 있었다. 그리고 촬영이나 편집에 장점을 가진 좋은 후배 PD들이 조화롭게 모여 있다. 대중은 내 이름이 먼저 보여 나만 인식하는데 내 이름은 허울이고 조각을 맞추는 여러 퍼즐이 중요하다. 협업과 호흡을 통해 굉장한 시너지를 발휘해야만 작품다운 작품이 나온다. 이게 깨지면 아무리 잘난 피디도 여지 없이 깨진다.
-작업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물론 시청률이 잘 나오길 바란다. 그래야 같이 일하는 사람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후배 PD도 좋은 인사평가를 받을 수 있고, 작가들도 한 푼이라도 더 벌 수 있고, 이서진씨가 광고를 찍듯 출연진도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시청자와 출연진, 그리고 제작진 세 집단이 있는데 프로그램이 끝난 뒤 모두 행복해야 성공한 작업이다. 시청자는 좋은 프로그램을 봐서 행복하고, 제작진은 프로그램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행복하고 출연진 역시 본인의 이미지가 전보다 좋아지거나 역할이 많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 누구 하나가 힘들것 같으면 무리하게 드라이브를 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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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不惑) 나영석…무거워진 책임감, 그리도 새로움을 꿈꾼다
1976년 생인 그는 올해로 40대에 접어들었다. 그가 처음 KBS에 입사한 2001년 당시만 해도 예능국에서 마흔살이 넘어간 PD를 현장에서 보기 힘들었다. 점차 주위에서 40대 예능 PD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요즘, 그의 바람은 가능하면 길게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다. “이경규 선배가 코미디언의 등불이듯 나도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PD로서 현장에 길게 남아 후배들에게 비전을 보여주고 싶다”고 기대했다. 이어 “이왕 시작한 일이니 업계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름만 듣고도 믿고 먹는 식품회사처럼 나 역시 그런 브랜드가 되고 싶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삼시세끼’ 제작발표회 당시 드라마 ‘프로듀사’ 극중 나온 KBS 복귀에 관한 질문에 “밑의 후배들이 다 입봉하면 그때 생각해보겠다”고 했다.사실 나만의 욕심으로 (후배 입봉이) 되는 영역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후배가 원하고 맞는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으로 느껴진다. 후배가 좋은 프로그램을 론칭해 성공시킨다면 그 또한 나의 외연을 넓힌다고 생각한다.
-파일럿으로 ‘인간의 조건’을 제작했듯 또 다른 시도를 기대해도 되나. 타 장르에 대한 도전 계획은.잠깐잠깐 구상은 하는데 비밀이다(웃음).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은 언제나 있다. 지난 가을 시작한 ‘삼시세끼’도 오래된 프로가 아니다. 하지만 ‘꽃보다~’나 ‘삼시세끼’는 이미 세상에 나온 아이들이다. 나도 회사 직원이라 먹고 살려고 한다면 일년에 한 번 정도는 힘을 빼고 새로운 작업을 하고 싶은데 아직 구체적인 생각은 없다. 드라마는 남들보다 잘할 자신이 없다. 신원호 PD나 김원석 PD를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애청자로 남아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다큐멘터리를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다.
-과거 ‘스포츠서울’에 입사원서도 냈다고 했다. 스포츠서울에 향후 자신에 대한 어떤 기사가 나오길 바라는가.20년 정도 후에도 헤드라인이 ‘나영석 PD 또 사고쳐’와 같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내 기사를 보고 싶다. ‘최고 인기 여배우와 염문설 극구 부인’ 같이 괜히 기분 좋아지는 스캔들도 괜찮을 거 같다.(웃음)
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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