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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한국 축구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발걸음이 쉬지 않고 있다. 국가대표팀과는 거리가 있는 대학선수들의 경기도 현장에서 관전하며 선수들의 기량을 살피고 개선점을 살폈다. 슈틸리케 감독은 9일 정읍종합운동장을 방문해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남자 축구 8강전 우루과이와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한국에서는 학원축구, 대학축구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U대회 우승의 여부를 떠나 한국축구 전반에 관심을 두고 두루 살피고 있다”고 정읍까지 내려온 이유를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학 선수들이 A대표팀에 선발될 가능성은 낮다. 유니버시아드대표팀 선수들은 올림픽대표팀을 다음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 레벨의 선수들이 차후 얼마나 많이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2세의 선수들로 구성된 현재 유니버시아드대표팀은 3년 후로 다가온 2018 러시아월드컵이 열릴 시점에는 국가대표 수준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국제대회 실전경기를 직접 보며 선수들의 경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놓칠 수 있는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을 미리 파악해 두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재소 감독이 이끄는 유니버시아드대표팀은 이날 한 수 위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우루과이를 3-0으로 물리쳤다. 전반 29분만에 이정빈의 선제골로 앞서간 한국은 후반 25분 이정빈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정원진이 깔끔하게 성공하면서 사실상 4강행을 결정지었다. 정원진은 후반 추가시간 김건희의 침투패스를 이어받아 골을 보태며 운동장을 찾은 팬들을 열광시켰다. 준결승에 오른 한국은 같은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에 2-1 승리를 거둔 브라질과 오는 11일 영광스포티움축구장에서 결승행을 다툰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니버시아드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해 “이길 자격이 있다. 한국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상대보다 우위에 있었고, 경기를 지배하면서 잘 풀어갔다. 연계플레이도 좋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한국축구의 약점으로 꼽히는 마무리 능력은 역시 아쉬운 점이 보인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아직 다듬어야할 부분들이 있는만큼 실력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은 마음도 표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이 K리그를 거치지 않고 중국이나 일본 등지로 바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선수들이 K리그에 많이 남아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정읍 |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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