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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가 23일 수원FC에 입단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 | 수원FC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1년 전까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1부)에서 뛰던 선수가 먼 나라 한국의 K리그 챌린지(2부)로 왔다.

스페인 청소년대표 출신 시시의 수원FC 입단은 올 여름 이적시장에 큰 화제를 몰고 왔다. 프리메라리가에서 100경기 가까이 뛴 선수가, 2014~2015시즌에도 스페인 2부리그(세군다리가) 6위 오사수나에서 주전으로 뛰던 윙포워드가 돌연 K리그 1부도 아닌, 2부 수원FC에 입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왜 하필 한국 무대 도전을 선택했고, 그 것도 2부에 왔을까. 시시의 수원FC행을 연결한 에이전트와 구단 관계자 등을 통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1.왜 한국인가?

스페인에서만 12년을 생활한 시시는 다른 나라 이적을 꿈꾸게 됐고, 그런 그에게 아시아 국가들의 스카웃 제의가 꽤 많이 들어왔다. 특히 적극적인 곳은 최근 시장을 키우고 있는 인도였다. 그러나 시시의 마음은 일찌감치 한국으로 기울었다. 시시 이적을 진행한 이정일 에이전트는 “시시가 오래 전부터 한국에 오고 싶어했다. ‘한국은 좋은 나라’란 생각을 갖고 있었고, 스페인 현지 에이전트가 한국을 몇 번 다녀간 탓인지 좋은 얘기를 많이 시시에게 들려줬다”고 말했다.

스페인 현지 에이전트는 다비드 비야와 산티 카소를라 등 스페인 전·현직 대표 선수들을 보유한 거물급 인사다. 2년 전까지 이승우를 데려가기 위해 공을 들이기도 했다. 급여 체불이 없다는 점, 치안이 좋고 살기 편하다는 점도 시시를 한국으로 움직이게 한 원인이었다. K리그 진출을 타진하면서 시시는 국내 프로축구 비디오도 꽤 본 것으로 알려졌다.

#2.2부리그 알고 왔나

당연하다. 시시는 한국으로 떠나기 전 한 친구로부터 “수원 삼성으로 간다며?”란 말을 들었다. 그러자 그는 “거기는 아니고, 같은 연고의 작은 클럽이야”라고 밝혔다.

사실 시시는 K리그 클래식 구단으로의 입단도 타진했다. 하지만 시시 포지션인 윙포워드를 찾는 구단이 일단 드물었고, 키가 168㎝에 불과하다보니 망설이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시시는 겸손했다. 이 씨는 “시시가 ‘난 평범한 선수다’고 말하며 자신을 낮췄다”며 “1~2부보다는 한국이라는 땅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물론 야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K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스페인 선수는 서울의 수비형 미드필더 오스마르인데, 사실 오스마르는 스페인에서 그렇게 인정받은 선수는 아니었다. 수원FC에서 차근차근 자신의 플레이를 펼쳐나가면 ‘코리안 드림’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시시의 마음가짐이다.

#3.얼마나 받나

K리그 챌린지의 연봉이 낮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다. 그래서 시시가 얼마를 받을 지도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일단 시시는 전 소속팀인 오사수나에선 세금을 제외하고 7억원 정도를 수령했다. 한국에선 대폭 삭감됐으나, 그래도 K리그 챌린지에선 최고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그의 연봉은 2억5000만원 수준이다. 이 씨는 “스페인 현지 에이전트도 유명한 사람을 두고 있고, 시시도 처음 해외로 가는 것이다보니 꼼꼼하게 체크했다. 협상 막바지엔 사흘 밤을 꼬박 샜다”며 웃었다.

수원FC행 변수엔 시간도 있었다. K리그 이적시장이 31일 마감이다보니 시시도 여유롭게 판단할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수원FC 관계자는 “시시가 인도로는 도저히 갈 수 없다고 하더라. 우리 구단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그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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