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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왕성하게 활동 중인 14년차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가 팀 이름을 뺏길 위기에 처했다. 이미 그들의 이름과 정보는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신인 걸그룹에 밀려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티아라 동생’을 자처하며 오는 9월 데뷔를 앞둔 걸그룹이 같은 이름을 쓰는 탓이다. 걸그룹 다이아 측은 가요계 14년차 선배 그룹에게 이름을 같이 쓰는데 대해 최소한 도의적으로 양해를 구하는 제스처도 취하지 않아 사실상 이름을 빼앗기게 됐다.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난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의 리더 김승태는 “지난 4일 인터넷에 우리팀 이름을 검색해 보다 신인 걸그룹이 우리와 같은 이름을 쓰게 됐다는 걸 알게 됐다. 팀명의 영어 스펠링까지 같더라. 처음 걸그룹 다이아에 대한 기사을 접했을 때 감정은 당황스러움이었다”고 말했다.
2011년 여성듀오 코스모폴리탄의 멤버 이름이 다이아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가 느끼는 위기감과 당혹스러움은 그때와는 다르다. “이번에 나오는 다이아는 우리처럼 그룹이다. 게다가 대형 기획사 소속팀이다. 분명 우리에게 어떻게든 영향이 올 것 같다”며 “아직 걸그룹 다이아가 활동을 하기 전이니 어떤 상황이 닥칠 지 알 수 없지만 혼란스럽다. 우리팀이 걸그룹과 이름만 같은 팀으로 ‘희화화’될까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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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조 아카펠라그룹 다이아는 지난 2002년 결성됐고, 2004년과 2009년에 앨범도 발매했다. 맥도널드 햄버거 CM송인 ‘3000원송’으로 인지도를 얻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TV, 행사 등에 나서고 있다. 2013년 11월부터 2014년 1월까지 SBS ‘스타킹’에 출연했고, 가까이는 지난 5월과 6월 KBS1 ‘열린 음악회’에 나섰다. 지금까지 크고 작은 무대에 1000회 정도 섰다. 완전히 언더그라운드나 인디 그룹이라고 볼 수는 없는, 엄연히 걸그룹 다이아의 가요계 대선배다.
걸그룹 다이아의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은 전혀 없다. 김승태는 “기분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다이아’라는 이름을 쓰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그쪽에 그걸 묻고 싶다. 우리 존재를 몰랐는지, 알고도 쓴건지… 상식적으로 피했을 것 같은데… 이해가 안된다. 모든 걸 감안해도 이름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나 같으면 안썼을텐데… 우리 존재 조차 몰랐거나 무시한 거라면 기분이 상할 것 같다”고 속상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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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명을 상표권 등록하지 않았다면 법적으로 걸그룹이 같은 이름을 쓰는 걸 막을 수는 없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원래 있던 팀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이고 상식이다. 가요란 같은 장르 안에서 선배팀과 같은 이름을 쓴다는 건 일종의 모독이다. 몰랐다고 하기엔 동료의식이 부족해 보인다. 기본적인 배려가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김승태는 “원래 누군가와 싸우거나 대립하는 걸 싫어한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기자에게 되물었다. “혹시 걸그룹 다이아 측에서 저희 이름을 완전히 빼앗아가서 아예 저희가 다이아란 이름을 못쓰게 되거나 하지 않겠죠?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죠?”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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