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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세계무대에서 한국 육상과 내 이름을 각인시키겠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프린터가 ‘육상의 꽃’으로 불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냈다. 지난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10초16으로 5년만에 한국 기록을 갈아치운 김국영(24·광주시청)이 그 주인공이다. 김국영은 ‘버즈 네스트’로 불리는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오는 22일 남자 100m 예선에 출전한다.
한국 육상은 1997년 이형근 이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m 출전 명맥이 끊어졌다. 1990년대에는 3차례 남자 100m에 한국 선수들이 출전했지만 대회 기준 기록을 통과한 케이스는 없었다. 그래서 대회 기준기록을 넘어선 김국영의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은 더욱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대회부터 육상 기반이 약한 국가를 배려하기 위한 B기준 기록(국가별 1명 출전)이 사라지고, 기준 기록이 단일화되면서 출전의 벽은 더욱 높아졌다. 2년전 열린 모스크바대회 남자 100m A기준기록은 10초15, B기준기록은 10초21인데 반해 베이징대회 기준기록은 10초16이다.
김국영은 유니버시아드대회 이후 초심을 떠올리며 강도높은 훈련에 매진했다. 그는 “유니버시아드대회 이후 차분하게 훈련을 진행했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몸에 무리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늘 하던 훈련 프로그램에다 강도만 높였다”고 설명했다. 김국영은 세계 최고 무대 입성을 앞두고 부담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 그는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다. 지난 달 한국 기록을 깨고 나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더 많은 땀을 흘렸다. 최대한 긴장하지 않고 즐기는 레이스를 펼치겠다. 한국에 김국영이라는 선수가 있다는 것을 세계 육상계에 각인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국영에게 세계선수권대회가 낯선 무대는 아니다. 2010년 김국영은 19세의 나이로 1979년 서말구가 작성한 뒤 31년간 깨지지 않았던 한국 남자 100m 기록을 2차례나 갈아치우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출전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시련을 맛봤다. 그는 남자 100m 자격예선에서 부정출발로 실격을 당한 뒤 굵은 눈물을 쏟아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국영은 4년 전 실수에 대한 트라우마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4년전 기억은 다 잊었다. 당시에는 100m가 주종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준비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과거보다는 미래만 생각하려고 한다”면서 굳은 각오를 밝혔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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