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그룹
축구에 이어 철인 3종 주관사 인수에 나선 중국 부동산 재벌그룹 완다. 캡처 | 완다그룹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중국 최대 부동산·유통기업인 완다(萬達)그룹이 스포츠 대국으로 거듭나려는 꿈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축구 산업 뿐 아니라 철인 3종 주관사까지 눈독 들이며 영역 확장에 나섰다.

최근 중국 국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철인 3종 경기를 주관하는 미국 세계트라이애슬론(WTC)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무려 8억5000만 달러(약 9920억원)을 제시했고, WTC를 소유한 투자기업 ‘프로비던스 에쿼티 파트너스’와 최종 협상단계에 들어섰다.

왕젠린 회장은 유명한 축구광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럽리그 유명 클럽이 막대한 자금력을 지닌 중국 기업에 인수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완다그룹은 차원이 다른 규모로 가능성 있는 팀을 휩쓸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지난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 입찰에 참가했고, 올 1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사들였다. 2월엔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 독점 판매업체로 알려진 스위스의 인프런트 지분 68.2%를 인수했으며 최근엔 구자철 박주호가 뛰는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의 구장 운영, 마케팅을 맡게 됐다. 10년간 무려 2억6000만 유로(약 3302억원)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마인츠 구단 인수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독일에선 외국 자본이 프로구단 지분을 49%까지만 소유하게 돼 있다. 20년이 지나야 지분 51% 이상을 가질 수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앞장서서 중국 내 축구 보급을 확대하는 가운데 완다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국민적인 관심사다.

그런 가운데 축구 뿐 아니라 철인 3종 주관사까지 거론하는 건 특정 종목을 넘어 최대 스포츠 왕국을 건설하겠다는 의지다. 부동산 기업으로 시작해 여행, 금융, 전자상거래, 호텔 등으로 사업모델을 확장한 완다그룹은 문화 기업으로 탈바꿈하고자 애쓰고 있다. 홈페이지 상단을 보더라도 ‘최대의 문화기업’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 중심엔 스포츠 산업이 핵심이다. 왕젠린 회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해 스포츠관련 기업 3곳을 더 인수하겠다”며 “세계 최고의 스포츠기업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자신감은 중국에서 스포츠 산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동력이다.

또 2022년 개최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완다그룹은 전국 각지에 6개 빙상스포츠 프로젝트 건설을 추진했다. 백두산 리조트 스키장은 연초부터 시험 운행에 들어갔는데,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스키장 방문객 수만 24만 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수입으로 따지면 아시아 스키장을 통틀어 1위다. 완다그룹은 국제스키연맹의 협조로 올해 각종 국제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중국 내에서는 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동계스포츠 관련 산업이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완다그룹은 헤이룽장 성(黑龍江省)의 하얼빈에도 스키장과 영화관, 숙박시설을 아우르는 약 3조 원 규모의 종합스포츠타운 건설에 나섰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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