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CI

임지훈_카카오 대표이사
임지훈 카카오 신임대표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다음카카오가 PC온라인 시대를 넘어 모바일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다음’의 색을 뺀 새로운 ‘카카오’로 재탄생했다.

다음카카오는 23일 오전, 제주도 제주시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카카오로 사명 변경 및 임지훈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진행된 이사회에서는 임지훈 사내이사의 대표이사 선임을 의결해 공식적으로 사명 및 대표이사 변경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다음카카오는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합병된지 1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오롯이 ‘카카오’라는 이름만 남게 됐다.

카카오의 새로운 수장이 된 임지훈 대표는 “한 달 여 시간 동안 조직을 깊이있게 파악하고, 임직원들과 폭 넓게 소통하며 카카오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왔다”며 “모바일과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속도’를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대표는 “카카오가 가진 플랫폼 경쟁력이 잘 발휘되도록, 혁신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도 밝혔다.

또한 카카오는 같은 날 사명 변경과 함께 신규 CI를 공개했다. 카카오톡으로 성장하던 시기 브랜드 컬러로 사용했던 노란색을 다시 CI에 넣고 ‘다음’의 DNA가 아닌 카카오 DNA로 새로 태어났음을 드러냈다.

카카오의 이러한 행보는 예견된 것이었다. 최대주주인 김범수 의장은 네어버(과거 NHN)를 일군 창업공신이다. 카카오의 주요 임원들도 네이버 출신 인사들로 채웠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과 합병 내용을 보더라도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는 쪽의 합병이었기 때문에 사업 무게 중심은 카카오로 기울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김 의장이 업무를 진행하면서 다음 직원들과 상당한 조직문화 차이를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시대를 맞아 새로운 벤처인 카카오를 성공시킨 김 의장은 일사 불란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관련 모바일 서비스를 성공시키며 모바일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다음은 PC온라인시대에 네이버에 밀려 15년 가까이 2위 자리에 만족해야했던 조직이다. 또한 PC온라인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지고 이를 버리지 못하는 다음의 조직원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모바일 사업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카카오가 정리하고 새롭게 론칭한 서비스만 보더라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와 메신저 서비스 ‘마이피플’을 비롯해 ‘다음뮤직’, ‘다음클라우드’, ‘키즈짱’ 등 다음이 만든 서비스를 하나하나 정리해왔다. 반면 ‘샵 검색’, ‘카카오채널’, ‘카카오 TV’, ‘카카오 택시’ 등 합병전 카카오 시절부터 준비해온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시장에 내놓으며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의장이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하면서 내세운 ‘다음카카오’라는 사명도 되도록이면 부드럽게 조직을 장악하고 조직 결합 과정에서 초기 분란을 피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이다. 여기에 다음의 최세훈 대표와 카카오의 이석우 대표를 공동 대표를 내세운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김 의장은 이제 카카오 본연의 DNA로 모바일시대에 맞서나가겠다는 본심을 드러냈다. 특히 35세에 불과한 임지훈 대표를 내세운 것은 김 의장의 의중을 확실하게 드러낸 대목이다.

임 대표는 NHN 기획실과 보스턴 컨설팅 그룹 컨설턴트를 거쳐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을 지낸 뒤 2012년부터 투자 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빠른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모바일시대를 이끌어 가는데 김 의장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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