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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다음달 30일까지 피규어, RC카, 드론, 스쿠터 등 남성들의 취미 관련 상품을 총 망라한 ‘키덜트 뮤지엄 볼케이노’ 팝업스토어를 연다.  제공 | 신세계백화점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최근 백화점업계가 이색 팝업스토어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팝업(Pop-up) 스토어는 인터넷의 팝업창처럼 짧은 기간 운영한 후 사라지는 임시 상점을 가리킨다. 주로 적은 비용으로 소비자의 반응을 살필 수 있어 신규 브랜드를 알리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최근에는 팝업스토어가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신제품을 홍보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고객과 함께 체험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고객 반응과 매출이 기대이상으로 좋아 실제 정식 매장 오픈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업계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신규 고객 유치를 통한 매출 증대를 모색하고 있다.

◇톡톡 튀는 팝업스토어, 장르도 다양

신세계백화점은 팝업스토어 운영을 대폭 강화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9월 문을 연 남성전문관 6층 에스컬레이터 바로 정면 공간을 기획단계부터 팝업스토어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백화점 내에서 가장 매출이 높은 알짜 구역을 명품 브랜드가 아닌 팝업스토어에 자리를 내준 것이다.

이 팝업 공간에서 다음달 30일까지 피규어, RC카, 드론, 스쿠터까 등 남성들의 취미 관련 상품을 총 망라한 ‘키덜트 뮤지엄 볼케이노’ 팝업스토어를 연다. 애초 한달만 운영을 하려던 이 매장은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50% 이상 오르는 등 인기가 좋아 10월 말까지 운영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페인트 팝업스토어가 눈길을 끈다. 고급 백화점에 페인트 매장이 들어서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무역센터점은 이달 말까지 삼화페인트의 ‘홈앤톤즈’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최근 직접 페인트를 칠하는 등 셀프 인테리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점을 반영해 가을 인테리어 성수기에 맞춰 문을 열었다.

홈앤톤즈 팝업스토어에는 전문 디자이너가 상주해 컬러와 인테리어에 관한 맞춤 컨설팅을 제공한다. 여기에 미술관처럼 꾸민 공간에서 색깔을 즉석에서 만드는 ‘조색기’를 통해 현장에서 페인트를 만들어볼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5층에 ‘바버샵(이발소)’과 글로벌 패션 브랜드 ‘클럽모나코’ 가 결합된 ‘클럽모나코 맨즈샵’을 선보였다. 패션 매장 안에 직접 이발소가 들어선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이다.

AK플라자 수원점은 오는 25일부터 경리단길에서 커스터마이징 디퓨저숍으로 유명한 ‘배러댄알콜’ 팝업스토어를 열고 소이왁스캔들, 디퓨저세트 등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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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 분당점은 일본 훗카이도의 명물 치즈케이크 ‘르타오’를 지난 8월 백화점 정식 매장으로 오픈했다.  제공 | AK플라자

◇팝업스토어 인기-매출↑, 백화점 정식 입점도

팝업스토어는 고객에게 새로운 트렌드를 접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짧게는 몇시간, 길게는 몇달간 운영되는 팝업스토어는 정식매장보다 자유롭고 강렬한 연출과 이색 상품으로 이색 콘텐츠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다양한 장르의 많은 브랜드들의 요청이 쇄도해, 현재 신세계백화점 6층 팝업스토어 공간은 이미 6개월간 스케줄이 다 찼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팝업스토어 운영기간 매장들의 매출에 힘입어 정식으로 입점하는 브랜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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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타오’는 팝업스토어 기간 동안 하루 평균 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제공 | AK플라자

신세계 본점에서 선보인 일본 슈 케어 전문 브랜드 ‘릿슈’는 남성 고객들의 큰 호응에 6층 남성구두 편집숍 바로 옆에 정식으로 입점됐다. AK플라자 분당점은 일본 훗카이도의 명물 치즈케이크 ‘르타오’를 지난 8월 백화점 정식 매장으로 오픈했다. ‘르타오’는 팝업스토어 기간 동안 하루 평균 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큰 인기를 끌어 팝업스토어 종료 후 AK플라자에 백화점 정식 매장, 최초 입점으로까지 이어졌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팝업스토어가 정식매장 매출과 효과를 위협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져 신규 브랜드들은 물론 기존 브랜드들도 신상품을 소개하는데 팝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고객 기호에 맞는 상품을 빠르게 대응해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향후에도 다양한 팝업스토어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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