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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500억원 정도는 쓸 수 있다.”
‘옌볜발 태풍’이 K리그를 강타한 하루였다. 포항은 8일 “공격수 김승대가 중국 슈퍼리그(1부) 옌볜FC로부터 2~3배 가량의 연봉을 제의받았다. 우리 구단이 받는 이적료도 괜찮다고 파악해 이적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박태하 옌볜FC 감독도 “김승대 같은 좋은 공격수가 온 것은 내게 행운이다. 득점과 도움에 모두 능한 그를 다양하게 활용하겠다”며 이적 작업이 완료됐음을 시인했다. 이로써 김승대는 지난 해 입단한 스트라이커 하태균에 이어 중국 조선족 자치주 옌볜 연고 축구단에 가는 두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박 감독은 “제주 미드필더 윤빛가람과도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제주가 오퍼를 한 번 거절하자 옌볜은 금액을 올려 다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빛가람을 데려가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되어 있어 협상은 결국 이뤄질 전망이다.
옌볜은 지난 해 성적 부진으로 3부 강등 위기에 처했으나 다른 팀 해체 및 재정난 등으로 2부에 살아남았다. 축구대표팀 코치로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섰던 박 감독을 올 초 영입한 뒤 2015시즌 기적 같은 우승을 일궈내고 1부에 승격했다. 하지만 올해 예산은 6000만 위안(약 110억원)으로 K리그 클래식 중하위권 수준. 그런 옌볜FC가 김승대와 윤빛가람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한꺼번에 둘이나 데려가자 국내 축구계는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윤빛가람은 2010년 K리그 신인왕을 수상했으며 김승대는 신인왕 대신 생긴 K리그 ‘영플레이어’ 지난 해 수상자다. 하태균 역시 2007년 프로축구 신인왕을 탔다. 옌볜FC에 K리그 신인왕 출신이 3명이나 포진하는 셈이다.
중국 축구에 부는 ‘투자 바람’이 승격과 함께 옌볜FC에도 불어닥쳤다는 게 박 감독 설명이다. “중국 남부 선전을 연고로 한 금융기업 부덕보험이 내년에 한국 돈으로 350억원을 후원한다고 들었다”는 그는 “내년부터 새로 체결된 중국 프로축구 중계권료 수입도 꽤 된다고 들었다. 여기에 옌볜 주정부에서 지원되는 돈까지 포함하면 내년 예산은 총 500억원 가량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축구계에선 내년 구단별로 돌아가는 중계권료가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500억원을 쓰는 팀은 한국에 없다. 실탄을 장전한 옌볜FC는 김승대와 윤빛가람, 두 선수 이적료로만 총핵 40억원 정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은 “많이 쓰는 게 아니다. 중국 1부에 16개 구단이 있는데 옌볜FC는 내년 살림살이로는 중하위권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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