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 이세돌 9단에게 충격적인 첫 패배를 안긴 알파고가 이번에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구글은 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이 열리기 전 ‘머신러닝’ 간담회를 열고 바둑 다음으로 스타크래프트를 도전 상대로 지목했다.

‘머신러닝’은 컴퓨터가 일일이 명시적인 규칙에 따른 지시를 받지 않더라도 학습할 수 있는 알고리즘과 기술 개발을 뜻한다. 현재 구글 자사 서비스에 적용 중인 포토나 음성 검색, 구글 번역 등이 모두 머신 러닝에 해당한다.

지금도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인공지능과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게이머와 인공지능의 1:1은 물론 1:7 구도까지 가능하며, 인공지능과 게이머가 동맹을 맺고 상대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패턴이 비슷해 게이머가 쉽게 클리어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최근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인공지능이 세분화 돼 난이도와 러시 타이밍, 유닛의 조합 등을 모두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됐다.

스타크래프트는 바둑이나 보드게임처럼 전체 판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과 달리 현재 보고 있는 화면 밖의 영역에서도 게이머의 유닛이 제약 없이 움직일 수 있다. 내가 상대방의 영역에 들어가 공격하고 있는 사이 (인지하지 못한다면) 내 영역이 쑥대밭이 되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는 것. 즉, 상황에 따라 각 유닛의 위치와 전략 등 선택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바둑처럼 늘어나는 것이다.

게이머의 컨트롤 또한 변수로 작용한다. 예컨대,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맹독충의 자폭 공격을 최소화 하고자 해병을 산개하는 것이나 공성모드가 된 공성전차를 의료선에 싣고 내리면서 견제하는 컨트롤 등이 있다. 스타크래프트1 역시 뮤탈리스크를 한군데로 뭉치는 것과 셔틀+리버로 견제하는 것이 이에 대항한다. 이를 잘 활용하는 게이머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뒤집기 승부를 연출하기도 한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대결에서 보여준 능력이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이같은 컨트롤까지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프 딘 구글 시니어 펠로우는 “구글 딥마인드는 게임을 통해 학습을 강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스타크래프트에 접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크래프트는 일반적인 보드게임과 전혀 다르다. 전체 게임을 한 눈에 볼 수 없고, 게이머 시각 밖에서도 일어나는 이도 인지해야 한다”며 스타크래프트를 다음 도전상대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알파고가 다음 도전 종목으로 스타크래프트를 꼽은 가운데 이에 대적할 상대로는 임요환과 홍진호, 이윤열 등 1세대 게이머와 이영호, 주성욱, 이신형 등 2세대 프로게이머들이 꼽히고 있다. 이들은 세계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뉴미디어팀 장우영기자 elnino8919@sportsseoul.com

사진=스포츠서울DB,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스타크래프트2:공허의 유산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