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Talk_20160316_051923390
페레 과르디올라가 16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BS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 김현기기자

[바르셀로나=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올 여름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로 이적하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45·현 바이에른 뮌헨 사령탑)은 두 살 아래 동생을 에이전트로 두고 있다. 지난 2013년 영국 ‘메트로’가 발표한 전세계 축구 에이전트 순위에서 호르헤 멘데스(포르투갈)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한 페레 과르디올라가 그다. 페레가 이끌고 있는 MBS의 라인업은 화려하다. 바르셀로나 공격과 미드필더에서 각각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루이스 수아레스 및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계약을 맺고 있으며,각각 스페인 국가대표와 브라질 국가대표로 뛰는 티아고 알칸타라(바이에른 뮌헨)와 하피냐 알칸타라(FC바르셀로나)도 그의 고객이다. 형인 펩도 당연히 그렇다.

페레가 한국에서도 유명해진 계기는 지난 2013년 9월 ‘코리안 메시’로 불리는 이승우를 전격 영입해 화제를 뿌렸기 때문이다. 이승우는 바르셀로나에서 성장하는 선수로도 이름이 높지만,소수 정예를 외치며 계약대상을 까다롭게 외치는 페레 소속 선수여서도 더 인정을 받고 있다. 세계축구산업을 움직이는 페레를 1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MBS 사무실에서 단독으로 만났다. 평소 영국 런던에서 머무르는 그는 마침 바르셀로나로 건너와 각종 현안을 처리하고 있었다. 페레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akaoTalk_20160316_050612108
페레 과르디올라가 16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BS 사무실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 김현기기자

◇“이승우, 1군서 꾸준히 활약하는 선수 될 것”

이승우 얘기가 빠질 수 없었다. 2년 6개월 전,국제축구연맹(FIFA) 징계로 출전도 불투명한 그와 왜 계약했을까. 페레는 간단하게 답변했다. “재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승우를 데려올 때 눈여겨본 것이 바로 그의 재능”이라고 운을 뗀 그는 “이승우는 경기장 안에서 굉장히 뛰어났고 성인이 되어도 클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봤다. 또 축구 외적으로도 아주 특별해 ‘이승우’라는 브랜드 자체가 아주 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재능+α라는 얘기였다. 여기에 페레는 그의 정신력을 빼놓지 않았다. “이승우는 15~17세 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를 못했고 이는 엄청난 시련이었다”며 “그러나 열심히 운동했고 허튼 짓도 하지 않았다. 이제 그간의 아픔을 보상을 받을 시기”라고 전했다. 페레는 영국과 스페인을 중심으로 유럽을 오가며 숱한 선수들과 유망주를 관찰한 전문가다. 그는 이승우가 바르셀로나 1군에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저 1군에 한 번 올라 갔다가 내려오는 선수가 아닐 것이다. 이승우는 1군에서 계속 활약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면서 “그의 내면엔 경쟁을 즐기고,거기서 지지 않으려고 하는 욕구가 보인다. 그게 이승우의 장점”이라고 칭찬했다.

◇페레의 철학 “재능있고 똑똑해야 좋은 선수”

페레는 “선수를 고르는 기준은 없다”면서도 “결국 하나를 꼽는다면 재능으로 볼 수 있다. 축구를 이해할 줄 알아야 하고 똑똑해야 한다”고 했다. 마인드와 재능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 것은 형 펩이 갖고 있는 축구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펩의 생각은 지금의 바르셀로나 축구와 비슷한 것”이라는 페레는 “펩은 만 13세에 바르셀로나를 갔는데 3골을 먹으면 4골을 넣을려고 애썼고,공격수를 더 넣고 그랬다. 그런 면에서 재능이 좋은 선수를 가장 잘 살리는 축구를 하고 있는 곳이 바로 바르셀로나다. 이승우 같은 선수에게 딱 맞는 축구인 셈이다”고 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선수들이 축구 외적으로만 부각되는 것을 경계했다. 상품성 있다고 여겨지는 아시아 선수에게 눈길 돌리지 않는 것도 그렇다. 페레는 “제2의 이승우를 키울 수 있는 것인가”란 질문에 “아직은 아니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승우는 한 명이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많은 선수를 데리고 문어발식으로 경영하는 게 아니라 좋은 선수 몇 명을 키우는 게 내 원칙이다”고 설명했다.

KakaoTalk_20160316_053020770
페레 과르디올라(오른쪽)와 이승우가 16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BS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 김현기기자

◇중국 시장, 에이전트계도 바꾼다

MBS는 요즘 ‘세계축구 신 엘도라도’인 중국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돈은 많지만 경영이 서투른 중국 구단에 들어가서 운영에 필요한 컨설팅을 한다. 또 좋은 감독이나 선수를 심어 건강한 팀으로 거듭나는 역할도 맡고 있다. MBS 관계자는 “오늘도 중국 사람들이 와서 여러가지 협의를 하고 갔다”고 밝혔다. “아시아 시장은 무제한적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 이제 쑥쑥 크는 시장들이 많다”는 페레는 “최근 중국 관련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젊고 재력 있고 그러면서 축구 세계에 자신을 알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중국에 상당히 있다”고 시장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는 “유명 선수들 초상권 관련 일을 중국측 부탁으로 하게 됐고, 그게 발전돼 지금 중국 구단과 협력하는 단계로 왔다”며 “예전엔 아시아와 유럽이 구분되어 있었다.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시아에서 끝나고, 유럽에서 벌어지는 것들은 유럽에 한정돼 있었다. 이젠 그런 게 없다. 특히 중국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축구산업적으로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