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이겨내면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삶을 나타내


[스포츠서울 왕진오기자] 프랑스 루이 14세가 거주했던 곳으로 유명한 파리 팔레루아얄정원(Jardin des Palais Royal)에서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조각가 정현(60)의 개인전이 3월30일∼6월12일 진행된다.


▲정현, ‘서있는 사람’.


이번 전시는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문화부 장관, 프랑스국가기념비센터, 그리고 팔레루아얄궁의 전시 승인 하에 현지에서는 파리 IBU 갤러리 디렉터 씨릴 에르멜과 국내에서는 학고재갤러리와 함께 진행을 했다.


조각가 정현이 선택하고 사용하는 재료는 대부분 그 용도를 다한 것들이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낡고 버려져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침목, 석탄, 아스팔트 콘크리트, 잡석, 파쇄공 등의 재료 속에서 인간의 진정한 모습을 끌어낸다.


정현은 재료에 지나친 변형을 주지 않고 오히려 재료와 조응해 그 특성을 잃지 않도록 작업한다. 폐기 철물이 품고 있는 힘을 표면 밖으로 끌어내는 것에 주력한다.


▲정현, ‘서있는 사람’.

팔레루아얄정원에서 개최되는 이번 ‘서있는 사람’展에서는 정현의 침목 작품 50여 점이 출품된다. 작가는 90년대 후반부터 침목을 중요한 재료로 삼아왔다.


오랜 시간동안 철도의 무게를 지탱하며 거친 비바람을 맞은 이 재료를 작가는 전기톱과 도끼로 자르고 찍어내어 인간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침목의 팍팍함과 나무결은 현대 사회를 이겨내면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삶을 나타내며 인체의 모습은 거의 사라진 채 나무 원재료의 질긴 추상성만 그대로 작품에 드러난다.


철도에 누워있었던 침목은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시민들이 다시 일어난 것처럼 팔레루아얄에서 작가로 인해 다시 일어섰다.


작가는 잘라낸 침목을 얼기설기 붙여 마치 작은 몸집에 품고 있던 인간의 존재가 거대한 실체로 다가오는 듯이 작은 군상을 만들어낸다.


wangp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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