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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6 KBO리그 LG와 한화의 정규시즌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경기시작 30분을 남기고 취소 선언이 됐는데 이후 비가 그쳐 논란이 됐다. 하지만 오후 3시 50분부터 10여 분 동안 잠실구장에 다시 비가 내렸다. 많지 않은 양이라 경기에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경기 전부터 논란이 있었다. 이날 LG 선수단은 야수들은 오전 11시, 투수들은 정오에 출근하도록 조치했다. 개막전이던 1일 4시간 42분, 2일 5시간 13분 등 이틀동안 10시간 가량 경기를 해 피로가 누적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화 선수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경기시작 세 시간 전에 구장에 도착했다. 홈팀과 원정팀 선수들이 같은 시간대에 출근하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LG 선수들은 자율훈련으로 컨디션을 조절했고, 한화 선수들은 워밍업과 타격훈련은 실내에서 하고 캐치볼과 러닝 등은 비가 흩날리는 그라운드에서 소화했다. 원정팀의 어쩔 수 없는 비애였다.
문제는 그라운드 위에 덮여있어야 할 방수포가 오전 11시께 설치됐다는 점이다. 이날 오전 9시부터 가는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오전 10시에도 홈플레이트에 조차 방수포가 덮여있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 김재박 경기운영위원이 오전 11시께 구장에 나와 방수포 설치를 지시한 뒤에야 작업이 시작됐다. 그라운드가 이미 젖은 오전 11시 30분께 방수포 설치 작업이 끝났고, 이 마저도 1, 3루 주루 선상은 덮지 않았다.
빗줄기가 점차 가늘어진 오후 12시 30분부터 관중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오후 1시에는 전광판에 양팀 라인업이 표시돼 경기를 치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김 위원이 1시 20분께 그라운드로 나와 방수포 아래 그라운드 상태를 점검했고 10분 뒤 취소를 선언했다. 전날 경기 후 방수포를 덮거나, 이날 오전 9시께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덮었다면 경기를 할 수도 있었다.
리그규정에는 ‘경기운영위원은 강우 예보가 있는 경우 홈 구단에 방수포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내릴 수 있다. 만약 홈 구단이 경기운영위원의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총재는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명시 돼 있다. 한차례 비가 더 내리기는 했지만, 모처럼 휴일 시간을 내 구장을 찾은 팬들이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날 경기 취소여부를 두고 팬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진상을 파악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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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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