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시즌2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그룹 젝스키스다.

1997년 데뷔, 3년 1개월 간의 짧고 굵은 활동을 뒤로 하고 2000년 해체한 젝스키스(이하 젝키). 당시 갑작스러운 해체 소식은 10대 팬들은 물론 대중들까지 충격에 빠뜨릴 정도로 빅이슈였다. 그런 젝키가 16년 만에 '무한도전'을 통해 컴백한다는 소식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

젝키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무한도전' 제작진의 구애 끝에 최근 복귀 제안을 받아드리고 다시금 한 무대에 올라 젊은 시절을 추억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한시적이기는 하나 '무한도전'은 고지용까지 합류시키면서 국민 예능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이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젝키의 만남도 언제 현실화될지 기약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젝키의 '무한도전' 출연은 리더 은지원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말 '무한도전-바보들의 전쟁'에 출연했던 은지원을 통해 젝스키스의 컴백을 타진한 제작진은 그렇게 만들어진 자리에서 나머지 멤버들의 동의서를 받아냈다. 16년이 지났지만 다시 완전체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젝키로서는 '무한도전'의 손길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무한도전' 측도 모든 걸 쉽게 생각하지 않고 오래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오면서 젝키 멤버들의 만남을 주도 면밀하게 이끌었다. 모든 특집에 철저하게 준비하기로 소문난 '무한도전' 측의 배려와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이후 이어진 젝키 멤버들과 회동자리에서 유재석과 하하는 젝키의 과거 무대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열의를 보였다. '토토가' 시즌1에서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의상을 입은 바 있는 이들은 이번에도 열의를 불태우며 젝키 멤버들과 마주했다.

특히 수십 년간의 방송 생활로 산전수전 다 겪은 유재석의 진행 솜씨가 돋보였다. 16년 전 최고의 스타였지만 지금은 조카 돌보는 착한 삼촌으로 더 알려진 이재진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예능감을 보였다. 자기 세계관이 너무 뚜렷한 이재진의 행동이 일반 관계에서는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예능에서는 독특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캐릭터인 것만은 분명했다.

이렇게 난감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유재석은 그를 띄워주는 놀라운 진행 솜씨로 이재진을 새로운 예능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하하 역시 유재석 옆에서 케미를 이루며 재미를 더했다. 미술을 전공하고 있는 이재진의 사진을 받아든 유재석은 이 또한 자신을 살신성인하는 모습으로 폭소를 이끌어냈다. 국민 예능의 국민 MC 유재석의 힘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이번 젝키 편의 키워드는 바로 고지용의 참석 여부였다. 젝키 은퇴 직후 연예계를 은퇴, 사업가로 변신한 고지용을 어떻게 만날지 모두가 고민하던 찰나 김재덕은 "고지용과 고지용의 아내가 '무한도전'의 팬이라고 들었다"고 팁을 전했다.

이에 '무한도전' 측은 고지용의 측근과 연락 끝에 고지용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 16일 방송 말미에 잠깐 얼굴을 비춘 고지용은 세월이 무색할 만큼 훈훈한 외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이에 오늘(23일) 이어질 고지용의 이야기의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무한도전' 제작진들의 철저한 준비와 유재석을 비롯한 멤버들의 살신성인의 자세가 젝키를 16년 만에 무대로 복귀시켰다. '토토가'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다시 한 번 '무한도전'의 저력과 섭외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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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팀 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