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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남미 최초 하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브라질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정세 불안과 대회 준비 미비, 바이러스 엄습 등 종류도 다양하다.
우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논의가 브라질을 혼돈 속에 빠트리고 있다. 브라질 상원은 26일(한국시간) 브라질 최초의 여성 통치자인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상원의원 21명으로 구성했다. 특위는 열흘간 논의를 거친 뒤 5월 초 탄핵 절차를 이어갈 지에 대해 표결을 진행한다. 특위와 별도로 내달 진행되는 상원의원들의 대통령 탄핵 표결에서 81명 중 41명 이상이 찬성하면 대통령의 직무는 180일간 정지된다. 국가 원수가 하계올림픽 개회 선언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우려되는 이유다. 브라질 정부는 경제난으로 국민들 신뢰를 잃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2년 전 브라질 월드컵을 개최했고, 이번엔 리우 올림픽을 연다. 브라질 국민들은 나라 곳간이 빈 상황에서 적지 않은 돈이 투입되는 스포츠 이벤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탄핵 정국이 가속화될 경우, 안 그래도 불안하기로 소문난 브라질 치안이 더 나빠질 전망이다.
대회에 필요한 경기장도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건물이 두 개의 올림픽수영장이다. 훌리오 마글리오네 국제수영연맹(FINA) 회장은 지난 20일 “최근 3개 대회 올림픽 수영장 관중 수용 능력이 1만7000명 이상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리우 올림픽에 쓰일 메인 수영장은 설계 변경으로 1만3000명 정도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더욱이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과 다이빙 수구 등 3개 종목이 보조 수영장인 마리아 렌크 아쿠아틱 센터에서 함께 열리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그 수영장은 지붕도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이클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던 리우시 외곽 자전거도로 일부가 붕괴되는 등의 사고 또한 가뜩이나 예산 부족으로 경기장 건설에 어려움을 겪는 브라질 정부를 힘들게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리우 올림픽을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최근 브라질에 퍼지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 공포다. 이집트숲모기나 흰줄숲모기 등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는 특히 임산부에게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백신과 정확한 정보가 없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결국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이를 위해 한국선수단은 이번 대회가 하계올림픽임에도 불구하고 방충 처리가 된 긴팔과 긴바지로 선수단복을 정했다. 또 시상복과 선수들이 평소 입고 다니는 일상복도 특수 긴팔과 긴바지로 제작된다. ‘지카 바이러스’는 선수단은 물론 관광객 감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몸 값이 비싼 미국 남·녀 농구대표팀이 선수촌 대신 크루즈에서 묵기로 하는 등 각국도 질병 예방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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