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좋은 반응을 얻었던 tvN '미생', '치즈 인 더 트랩'을 비롯해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 등이 모두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이처럼 웹툰의 드라마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 역시 독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지난달 25일 첫 선을 보였다. '운빨로맨스'는 미신을 맹신하는 여자 심보늬(황정음 분)와 수식 및 과학의 세계에 사는 공대 남자 제수호(류준열 분)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첫 방송부터 시청률 10.3%(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운빨로맨스', 이 작품의 원작자인 '김달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달님'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먼저 '운빨로맨스'가 완결(2014년 11월)된지 햇수로 3년 만에 드라마화 됐는데요. 그 소감부터 들어보고 싶습니다.


- 벌써 3년이나 되긴 했지만, 영상화 하는 부분에선 빠르게 된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판권은 연재 초기에 판매되었고 꾸준히 진행이 되어왔기 때문에 오래 걸렸다는 느낌이 안들었어요. 작년 봄에 감독님을 처음 만나 뵈었고, 그 즈음에 작가분이 정해지고 그때부터 시나리오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제 작품이 처음으로 영상화된 것이기에 참 신기합니다. 다른 매체로 발전해 가는 모습이 마치 제 자식이 성장하는 모습 같기도 하고요. 특히나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만화가로 데뷔했을 때보다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이게 '큰일은 큰일이구나' 싶습니다.


Q. '운빨로맨스' 작품은 몇 년도부터 준비하셨나요?


- 운빨로맨스를 처음 구상한 것은 연재 시작하기 6개월(2013년 8월)쯤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구성은 아니었습니다. 원래 남자 주인공은 '개척교회 목사'였어요. 남녀 주인공의 대립점을 극대화 시켜보려는 면에서 선택했던 것인데, 사정이 생겨 지금의 짠돌이 설정으로 바꾸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또 다른 설정으로 바뀐 걸 보니 작품이 변태하며 살아가는 것 같아 재밌습니다.


Q. 이 작품이 드라마화 될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 남편인 환쟁이 작가의 전작인 '기사도'가 판권을 팔고 인기를 얻는 걸 보니, 저도 대중적인 작품이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 전에는 제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면 남들도 좋아하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다면, '운빨로맨스'는 처음으로 대중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며 작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판권은 팔리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하지만 영상화까지 될지는 몰랐습니다. 판권이 판매된 여러 작품들이 모두 영상화가 되는 건 아니어서 기대는 안하고 있었습니다.


Q. 웹툰 속 주인공 이야기를 먼저 해볼게요. 주인공으로 점과 미신을 맹신하는 처녀 점보늬를 그리셨는데요. '점'을 주제로 정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 저의 어머니가 미신을 잘 믿습니다. 점집을 찾아가는 정도는 아니신데, 문지방 밟지 마라, 다리 떨지 마라, 집이 안 나가면 가위를 걸어 놓아라 같은 생활형 미신을 많이 믿으십니다. 그래서 언젠가 꼭 이런 캐릭터로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주변 친구들도 자잘한 미신은 많이 믿더라고요. 궁합 같은 거나 결혼 날짜에 신경 쓰는 사람도 많고 부적을 사용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대중적인 소재가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Q. 웹툰에서 점보늬는 '호랑이띠 남자'를 찾는데 집중하던데요. 점집이라 하면 다양한 전개가 가능했을 법도 한데, 왜 십이지신에 포커스를 맞추신 건가요? 특히나 '호랑이 띠'에요. 나중에는 '용띠'로 그 대상이 바뀌기도 하던데요.


- 호랑이띠는 단순히 제 남편이 호랑이띠라서 선택했습니다. 남편이 호랑이띠라서 호랑이띠에 대한 이유 없는 호감이 있었거든요. 호랑이띠는 뭔가 결단력이 있고 지조가 있다는 편견이 있었습니다. 용띠는 용호상박(龍虎相搏)에서 생각해낸 것이고요. 남자 주인공인 류준열(86년생) 씨도 실제로 호랑이띠라서 뭔가 신기하네요.


Q. 웹툰에서 제택후는 바닥에 떨어진 소금도 주워 담을 만큼 돈을 최고로 생각하는 짠돌이로 등장하는데요. 그렇게 설정하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 짠돌이 설정도 남편에게서 따왔습니다. 실제로 남편은 사람 만날 때 말고는 돈을 잘 안 씁니다. 언젠가는 긴 팔 티셔츠 한쪽 팔이 구멍이 나자 한쪽 팔을 잘라서 짝짝이 반팔로 옷을 입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종종 물건들을 주워 오기도 합니다.


제택후는 좀 과장된 면이 있긴 하지만, 저는 돈을 펑펑 쓰는 남자 보다는 아껴쓰는 남자가 훨씬 매력적이라 생각해서 남자주인공으로 설정했습니다.


Q. 주인공 말고도 노월희, 한량하 등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데요. 정이 가는 캐릭터는 어떤 인물인가요?


- 노월희 라는 캐릭터가 정이 많이 갑니다. 실제로 남편이 저 같다는 얘기도 많이 했고, 허당스러운 면이 있어서 귀여운 구석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캐릭터로 나중에 다른 작품을 해볼까 생각 중이기도 합니다.


노월희라는 캐릭터가 드라마에서는 '이달님'으로 바뀌어서 나오는 점도 조금 놀랐습니다. 제 이름으로 바뀐 것도 놀랐고, 실제로 제가 지금 교정 중인데 드라마상의 달님이도 교정 중이어서 놀랐습니다.


[운빨로맨스 원작 보기]


[SS인터뷰②] '운빨' 김달님 작가 "황정음 만취 연기, '믿보황' 답더라"


[SS인터뷰③] '운빨' 김달님 작가가 말하는 #차기작 #시청 꿀팁


뉴미디어국 wayne@sportsseoul.com


사진=MBC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