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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향적봉 오르는 길 늠름한 호남정맥의 기세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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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구천동 선녀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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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구천동 오르는 길에는 수많은 소와 폭, 대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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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사람과는 반대로 무주구천동에 흘러 내려오는 수정같은 물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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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33경 덕유산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이 시작되는 무주구천동 백련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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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덕유산리조트 전경. 덕유산 국립공원 한가운데 들어앉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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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스포츠서울 이우석기자]역시 명품은 뭔가 다르다. 지금 그저 비싼 상품을 그리 부르기에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사실 명품이란 오랜시간 동안 모두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말한다.산이 많은 대한민국에는 계곡도 많다. 이루 셀 수도 없는 숱한 계곡 중 ‘무주구천동’은 최고의 명품계곡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린 곳이다. 함경도 삼수갑산, 경북 BYC(봉화·영양·청송)등과 함께 내륙 대표 오지로 꼽히는 전라북도의 무진장(무주·진안·장수). 그중 무주에 있다는 덕유산 무주구천동의 어마어마한 명성을 직접 가보지 못하고 귀로만 들었던 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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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설천봉에서 바라보는 덕유산의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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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꼭 가보고 싶다는 ‘버킷리스트’에 시인묵객은 물론, 우리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고이 모셔둔 곳이 바로 무주구천동이다. 청정산골에 흘러내리는 맑고 고운 물줄기. 발이라도 한번 담궈봤으면 하는 수많은 이들의 열망도 함께 흐르고 있었다. 나무 그림자 짙은 구천동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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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명품 계곡으로 인정받은 무주구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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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구천동 삼십삼경여러 사람이 등기부 등본에 이름을 올리지만 대표는 하나로 행사한다. 덕유산도 그렇다. 전북 장수와 경남 거창, 함양이 덕유산을 나눠 품었어도 역시 무주하면 덕유산이다.
녹음짙은 구천동 초입에는 여느 명산 입구처럼 산채나물집들이 즐비하다. 구천동도 식후경이라 귀한 산나물을 비벼 한그릇 챙겨먹고 나서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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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구천동 비파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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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집 ‘소간’과 모양도 맛도 꼭 빼닮은 소간버섯에 취나물, 참나물, 더덕 등 당당한 진용을 갖춘 밥상을 반기며, 우물우물 한 보따리 든 입으로 식당 주인에게 우문을 던졌다. “구천동은 어딜 봐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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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 폭포 옆 바위에 피어난 한송이 야생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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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 답은 필요없었다. 그 명성처럼 ‘구천동’ 자체가 명승이다. 우람한 산세 틈으로 차가운 물이 흐르며 소(沼)와 폭(瀑), 대(臺)를 이루는 구천동에서, 따로 무엇을 특정해 보라고 이르는 이가 바보가 아닌가. 무려 28㎞에 이르는 구천동과 인근에는 33경(景)의 포인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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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구천동 15경 월하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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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경이라니…. 보통 팔경(八景)이 아닌가. 제 1경 라제통문부터 33경 향적봉까지 둘러보는데 꼬박 사나흘은 걸린다. 이 둘은 나눠 보는 것이 좋다. 15경 월하탄으로부터 향적봉까지 이어지는 계곡은 따로 내구천동으로, 설천의 끝자락 라제통문부터 14경 수경대까지 외구천동으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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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구천동 인월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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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탄부터 갔다. 봄이 늦게 온 탓인지 어린 잎이 유난히 파랗다. 죽죽 뻗은 등산로 옆을 지날 때 어디선가 콸콸 쏟아지는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귀로만 듣고도 체온이 내려가는 듯 청량한 소리를 찾아보니 내구천동의 시작인 15경 월하탄이다. 그랜저 만한 바위 들 틈으로 두 줄기의 물이 쏟아져 서로 만난다. 높이는 얼마되지 않지만 빠른 유속으로 내리는 물이 바위에 부딪혀 돌종을 두드리는 소릴 낸다. 옆으로는 역시 끊임없이 물을 채웠다 다시 흘러내리는 선녀탕이 있다. 정말 선녀가 내려왔을 것 처럼 그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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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구천동 제1경 라제통문. 백제와 신라의 접경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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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기가 죽었다. 백련사를 향해 거슬러 올랐다. 갑자기 넓어지며 나뭇가지가 하늘을 연다. 달이 물에 찍힌다는 14경 인월담(印月潭)이다. 굽은 못의 모양새가 비파를 닮았다는 19경 비파담(琵琶潭)엔 수정같은 물이 너럭바위를 옆에 두고 그득 고였다. 갈수록 흥미진진한 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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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구천동 32경 백련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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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동 계곡 오르는 길은 낯익은 듯 낯설다. 늘 보던 서울 주변 계곡의 모습이 아니다. 28경 구천폭포에 이르자 쏟아지는 물가 바위엔 누군가 심어놓은 듯 외로운 꽃 한송이가 올라앉았다. 만나는 이끼 덮힌 바위 하나 하나가 모두 귀한 분재같다. 세월과 자연이 함께 만든 근사한 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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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구천동 외구천동은 차도를 달리다보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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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속대(31경) 그늘에는 많은 이들이 쉬며 클라이맥스를 기다린다. 바로 위에 들어앉은 고찰 백련사(32경)를 지나 마지막 33경 향적봉으로 오르기 위해서다. 한편의 웰메이드 영화처럼 잘 짜여진 등산로, 눈을 위해 다리가 수고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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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구천동 트레킹은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며 풍경을 즐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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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에서 잠들다드넓은 해상국립공원을 제외하고 국내 유일하게 국립공원 안에 폭 싸인 리조트가 있다. 무주덕유산리조트는 대표 산악형 휴양리조트가. 유럽인들이 특히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산악형 휴양 리조트는 그동안 바다에 굶주렸던 한국인에게도 서서히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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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덕유산리조트 가족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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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해수욕’이란 공식이 깨지며 시원한 산속에서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하룻밤 묵어가는 즐거움을 알게 된 것이다. ‘산을 아는 몸’이랄까. 그동안 산에서 잔다면 텐트나 대피소 산장 정도로 알고있다가 덕유산 너른 품안에 안겨 잠드는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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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덕유산리조트 티롤호텔. 오스트리아에서 건자재는 물론, 건축가도 모셔와 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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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풍 건물에서 잠을 청하자면 밖에는 풀벌레가 울고 하늘엔 커다란 달이 떴다.(이날 그랬다. 다른 날은 달이 없을 수도 있다) 어스름한 숲, 빽빽한 나무 사이로 ‘천연 공기청정기’에서 쏟아지는 산소 세례. 그 속에서 일생을 통털어 가장 달콤한 잠을 잘 수 있다면? 휴가는 그런 것이다.
게다가 일어나 숙소의 창을 열어젖히면 늠름하면서도 섬세한 덕유산이 우뚝 서있다. 산 아래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에서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고풍스런 티롤 호텔이 보인다. 그 얼마나 멋진 아침인가. 푸른 바다를 감상하는 즐거움 이상의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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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리조트 관광곤돌라를 타고 오르면 설천봉에 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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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같으면 여러 규제 때문에 이런 리조트를 못짓는다. 지난 1980년 10월 국립공원 덕유산에 들어설 수 있었던 무주덕유산리조트는 겨울엔 스키, 봄여름가을엔 골프와 산행을 즐기는 관광객으로 가득 찬다.
건물도 커다란 타워형이 아니다.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알프스 지방의 양식으로 지었다. 가족호텔과 국민호텔 등 약 1500개의 객실에서 6000여 명이 생활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유스호스텔도 생겨나 더욱 넓은 품을 자랑한다.
청정고원에 올라앉은 무주덕유산CC는 한여름에도 시원한 라운드가 가능한 곳으로 아놀드 파머가 설계했다. 천혜의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려 설계한 18홀 코스 주변에는 적송 등 천년의 숲이 자리하고 있어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보약 한첩이란 입소문을 타고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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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에선 잔잔한 물이 명경처럼 산하를 그대로 비추는 장관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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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에서 바라보는 일대의 풍경. 산이 파도처럼 춤을 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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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에선 잔잔한 물이 명경처럼 산하를 그대로 비추는 장관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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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에선 잔잔한 물이 명경처럼 산하를 그대로 비추는 장관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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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기시설은 역시 곤돌라를 타고 올라 향적봉(1614m)을 밟는 것. 사실 많은 이들이 수려한 산정에 서는 것을 마다하겠냐마는 실제 걷기는 녹록지 않다. 몸이 불편할수도,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 또 노인과 아이도 있다.
무주덕유산리조트는 스키장이 있기에 곤돌라가 정상 부근 설천봉(1520m)까지 운행한다. 고속 관광곤돌라를 타고 30분 올라 내리면 그곳으로부터 향적봉이 불과 600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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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에서 바라본 장엄한 산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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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에 오르면 가까운 적상산부터 멀리 지리산, 민주지산까지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하늘 아래 서서 파도처럼 굽이치는 산하를 배려다보는 즐거움, 다른 곳엔 드물다.
demory@sportsseoul.com
여행정보
●둘러볼만한 곳=대한민국 태권도의 메카인 태권도원이 설천면에 있다. 2017 무주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이곳에서 열린다. 체험, 상징, 수련 등 총 3개 지구로 나뉜 태권도원은 세미나와 연수, 전지훈련이 가능한 곳이다. 체험지구(도전의 장)는 태권도 체험과 문화콘텐츠 향유 경기장(4500여석), 박물관, 체험관, 공연장(500여석) 등이 있다. 수련지구(도약의 장)에는 교육,수련,인성함양,치유ㆍ힐링 연수원 4개동, 연구소, 운영센터, 다목적 운동장 등을 갖췄다. 상징지구(도달의 장)에선 종주국 상징성, 태권 정체성 공유 태권전, 명인관, 명예공원 등을 만날 수 있다. 1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수원은 콘도미니엄 스타일로 지어졌으며 체재 기간 중 식사동에서 식사도 가능하다. 입장료(태권도박물관·셔틀버스·모노레일·전망대 등 포함)는 어른기준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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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구천동 앞 전주한정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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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구천동 주차장 앞에는 여느 명산 입구처럼 산채정식집들이 많다. 이중 전주한식당은 직접 담근 장과 신선한 나물로 한상 가득 차려내는 밥이 맛있다. 가짓수도 많지만 하나하나 손 안가는 것이 없을 정도의 상차림과 그 저렴한 가격(한식당정식 1만5000원)에 황송할 정도다. 청정 자연에서 자란 올갱이에 집 된장을 넣고 끓여낸 올갱이국도 맛좋다.(063)322-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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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갱이국. 무주 전주한정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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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읍 앞섬 마을에는 어부가 산다. 평생 금강 줄기에서 내수면 어업을 해온 주인과 부인이 직접 잡은 쏘가리, 빠가사리, 마지 등으로 칼칼하게 끓인 민물매운탕 맛이 일품이다. 부각과 잡어조림, 김치 등 반찬도 즐거운 매운탕 식사를 거든다. 앞섬 어부의 집(063)32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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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섬어부의집 매운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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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아래가든은 주민들이 ‘식때’를 가리지 않고 찾아 만원을 이루는 집. 1만6000원 짜리 산아래 정식을 주문하면 민물장어와 조기, 더덕구이, 간장게장, 불고기, 잡채, 수육, 꼬막 등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요리가 ‘반찬’이란 이름으로 한가득 상에 오른다.(063)322-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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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산수에서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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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덕유산리조트=슬로프 34면과 관광곤도라 포함 리프트 14기, 회원제 골프장 18홀, 숙박 1510실(유스호스텔 제외), 세미나실(28실), 프랜차이즈 식당과 커피숍 등을 비롯한 식음업장과 노천탕, 사우나, 찜질방 ‘세인트 휴’ 등 각종 편의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ATV 체험, 전천후 테니스장(7면), 야외 골프연습장 등 레포츠 시설도 구비했다.www.mdysresort.com (063)322-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