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 토스랩 CSO
이모티콘을 지원하는 업무용 메신저 ‘잔디’의 화면을 보여주고 있는 김대현 토스랩 CSO. 이상훈기자 part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업무용 메신저 시장이 뜨겁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이스트소프트가 지난 5월 13일부터 업무용 메신저 ‘팀업(TeamUP)’를 1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한 데 이어 KT도 7월, 자사의 기업용 업무포털 ‘비즈메카 이지’에 업무용 메신저 기능을 추가했다. 또 신세계아이앤씨도 기업용 협업 서비스 ‘그랩(Grap)’을 내놓으면서 업무용 메신저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카카오톡 이전 ‘국민 메신저’였던 네이트온도 최근 버전 6.0으로 업데이트하면서 업무용 메신저 기능을 강화했다.

이 밖에 외산 업무용 메신저인 슬랙(Slack)과 야머(Yammer)도 국내 시장에 뿌리내리고 있다. 이미 전 국민 대부분이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를 사용하고 있지만 업무용으로 사용하기에는 기능적인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기에 기업들이 앞다퉈 업무용 메신저를 도입하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LINE) 같은 메신저는 업무용 메신저와 포지셔닝이 다릅니다. 가령 카카오톡과 라인은 일반 사용자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서비스지요. 회사 같은 단위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업무용 메신저는 우선 개인용 메신저와 구별돼 일의 공사 구별이 명확하고 업무 관련 인원만 그룹 설정해 즉시 대화와 자료 공유를 할 수 있어 빠른 소통과 의사전달에 특화돼 있습니다. 업무용 메신저를 사용하면 이메일을 주고 받는 일도 현저히 줄어들게 되고, 그만큼 빠른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토스랩 김대현 CSO(Chief Strategy Officer)의 말이다. 김대현 CSO는 기존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던 회사들이 과거에 업무용 메신저를 냈었지만 많이 실패했었다고 말했다. 업무용 메신저 시장에서 고객이 되는 기업은 회사마다 요구하는 것들이 제각각인데 이를 모두 수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그 결과 시간과 비용, 인력 투입 대비 수익이 크지 않아 국내에서 주춤했다는 것이다.

김대현 CSO는 토스랩의 업무용 메신저 ‘잔디’의 빠른 성장 비결을 “틈새시장에 꼭 맞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토스랩은 이제 설립 3년차에 접어든 회사다. 업무용 메신저 잔디를 서비스한지는 1년 조금 넘었다. 그 1년도 무료로 제공했으니 아직 수익이 크게 나는 단계는 아니다. 적은 인력으루 시작해 기업들이 원하는 것들을 빠르게 도입해 그룹 지정, 자료 전달, 이모티콘 지원 등 많은 차별화된 기능들을 도입했다.

“토스랩은 지난 2014년에 설립됐습니다. 초기에는 엔젤투자자, 기관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이후 잔디의 시장성을 확인한 퀄컴 벤처스와 소프트뱅크 벤처스 같은 기업들이 투자를 했습니다. IDC의 시장자료에 의하면 업무용 메신저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2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국내 업무용 메신저 시장은 600억원대로 작지만 2019년까지 1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규모는 작지만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김대현 CSO에 의하면 잔디 메신저는 한국형 메신저가 아니다.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메신저다. 초기부터 한국어, 영어 뿐만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간체, 번체 모두 지원) 등 다국어를 지원한다. 또 UI와 UX도 아시아 시장에 적합한 화면으로 연구·디자인했다. 김대현 CSO는 “구글과 네이버의 메인 화면이 다르듯 아시아에서 사용하는 툴과 해외 툴이 차이가 있다”며 “잔디는 아시아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메신저다. 북미·유럽과 아시아의 사용환경이 많이 달라 전 세계 시장을 조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 잔디는 우선 아시아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토스랩이 분석한 아시아 시장의 규모는 중국을 제외하고도 최대 7조원에 달한다. 그 중 우리나라 시장의 최대치가 1조원이고, 현실적인 수치는 150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 메신저라는 플랫폼은 인원수와 사용 기업이 증가하면 부가적인 사업으로의 연결이 좋아 향후 시장과 매출규모를 더 크게 키우기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북, 라인, 위챗, 카카오톡 등이 메신저 기능과 더불어 사업영역을 키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현재 서비스 개시 1년 동안 잔디 메신저를 사용한 ‘그룹’ 수는 6만여 곳이다. 유료 버전은 올해 2월 출시됐다. 대표적인 유료 버전 이용 기업으로는 티켓몬스터와 망고플레이트가 있다. 특히 티켓몬스터는 잔디 메신저 사용 후 반응이 좋아 전체 직원 1300여 명이 사용하고 있다.

잔디가 다른 업무용 메신저들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최근 이모티콘을 도입한 점이다. 자칫 딱딱한 텍스트로만 의사전달을 하다 본의 아니게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을 이모티콘이 상당 수 해소시켜준다는 평가다. 북미에서는 유니코드를 이용해 만드는 이모지(Emoji)가 대세인 반면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캐릭터 이모티콘의 선호도가 높다.

김대현 CSO는 “메신저 앱에 감정표현이 용이한 이모티콘 세트 3개를 내놓았으며 그 중 하나는 메이커스가 만든 딩고 프렌즈 캐릭터”라고 말하며 “차후 이모티콘 제휴와 입점을 계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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