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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중국)=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지난 15년여간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을 지켜온 대표 e스포츠 방송 PD인 위영광, 원석중 PD가 지난 연말 중국 완다 그룹의 계열사로 알려진 판다TV로 스카웃돼 간다는 소식은 국내 e스포츠 관계자들에게는 충격이었다.
e스포츠 종주국의 명성을 지켜온 경쟁력 가운데 하나가 뛰어난 한국의 e스포츠 방송이었고 위영과 원석중 PD는 한국 e스포츠를 대표해온 스타 PD들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e스포츠 산업은 2014년 기준 한국의 10배에 가까운 4조원대를 형성했다. 내로라 하는 선수들이 국내보다 높은 연봉을 받고 해외에 나가는 것은 당연한 듯 했다. 하지만 대표적인 대표적인 경쟁력 가운데 하나인 방송 제작의 핵심으로 꼽혔던 두 인물이 중국 자본에 의해 스카웃돼 나가면서 중국 e스포츠 시장이 한국을 넘어설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했다.
국내 e스포츠 방송 시스템을 이끌던 두 주인공을 중국 상하이에 있는 ‘바나나컬쳐’ 사무실에서 만나 지난 8개월여 중국 생활을 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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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하게 조직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도대체 얼마나 급하게 조직을 셋팅했나?
원석중(이하 원) : 법인 설립이 2015년 7월이다. 그런데 실질적인 업무는 10월부터 시작됐고 우리는 12월에 합류했다. LPL 시작 2주전에 합류해 장비를 꾸리고 인력들을 채용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명 두명 채용을 했고 이제 100여명 정도의 스텝들을 갖췄다. 그러나 여전히 새로운 인력들을 찾고 있다.
- 중국에 진출해 보니 한국과 중국의 e스포츠 산업의 차이가 뭐라고 보나?위영광(이하 위) : 엄청난 이용자와 팬 등 기본 인프라가 충분하다. 자본에서도 관심이 높아 발전 속도가 무서울 정도다. 수요가 있으니 발맞춰 가는 것 같다. 한국 같은 경우 어느정도 이상의 행사를 하기가 어렵다. 대형 이벤트가 한국에서 월 단위로 열린다면 여기서는 주 단위로 열리는 수준이다.
원 : 제작도 급성장했다. 무대 제작은 오히려 한국보다 뛰어나다.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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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의 수준을 말한다면?
위 : 어느 부분이냐에 따라 다르다. 사이즈 자체는 6~7배 정도인 듯 하다. 어느 시장이나 마찬가지지만 이용자의 눈높이는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 e스포츠는 이미 글로벌 콘텐츠가 공유되고 있다. 이용자들의 눈높이는 이미 한국에 가깝다.
원 : 한국은 제작쪽에서는 케이블 기반으로 성장을 했다. 중국도 북미 유럽도 온라인 플랫폼 위주로 성장하다보니 한국의 제작은 고 퀄리티가 기본이었다. 장비 부분이 투입이 많이 됐다. 퀄리티도 높지만 절차도 무거운 분위기다. 하지만 중국은 가볍고 경쟁 플랫폼도 많다보니 가변적이다. 퀄리티는 아직 못미치지만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 방송을 시청자들의 차이점은?위 : 여성관객이 많다. 현장에 60~70%정도가 여자다. LPL(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 경기장이 500명 정도 수용하는데 300명정도가 여자다. 여성 팬덤 현상이 눈에 띈다.
원 : LPL 같은 경우 철저하게 팬클럽 위주 티켓이 판매되고 현장을 찾는 것이 큰 차이다.
- 한국과 중국 내부 시스템이나 인력 구조의 차이점이 있다면?위 : 중국 스텝들도 열정이 넘치고 책임감도 높다. 중국이어서가 아니라 나라가 다르다보니 다른 점들이 있다. 일하는 방식의 차이라고 할까? 중국 직원들에게는 구체적인 주문을 해야한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것을 해달라고 하면 알아서 스텝들이 처리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무엇무엇을 해달라고 해야만 움직인다.
원 : 업무가 철저하게 분업화 돼 있다. 그렇다보니 인력도 많고 사안사안 별로 처리해야할 것들이 많다. 일례로 중국 직원들은 당신이 나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으니 당연히 더 많은 일을 해야한다는 식으로 생각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식 생각으로는 답답한 부분이다.
- 중국에서 바라본 한국 e스포츠의 기회요소라면?위 : 한국은 타 지역간의 교류가 많아야 한다. 한국 게이머들이 우수하고 빠르게 적응하지만 팬들이 원하는 것이나 확장 교류가 원활하게 안되다 보니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데 기회를 놓쳐왔다.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도 한류 음악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중국에 진출한 것도 먼저 앞장서서 해보자는 관점에서 나온 것이다 .
원 : IP(지적재산권)의 문제에서 중국은 게임사의 관여가 너무 크다는 것이 단점이다. 기획단계에서 부터 권리에 대한 부분 파트너십에 대한 장기적인 그림을 그려야한다. 중국은 철저하게 원 IP를 가진 게임사 중심이다. 좀 더 창조적인 방송이나 리그가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인 듯 하다. 이에 비하면 한국은 그나마 자유로운 편이다. 아무래도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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