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일본 복싱은 세계챔피언을 육성하는 엘리트복싱과 생활체육 저변확대가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들어 올림픽 메달뿐 아니라 유스올림픽에서도 남녀 주니어 대표들이 연달아 입상할 정도로 복싱 강국으로 발돋움한 게 사실이다. 일본 복싱을 거듭나게 한 구심점은 재일교포 출신인 야마네 아키라(77) 일본복싱협회 회장이다. 1990년대 일본복싱연맹 상벌위원장 등을 거치는 등 일본 복싱에 큰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부산에 형제를 둔 그는 일본 뿐 아니라 한국 복싱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 과거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한국 복서가 푼돈을 모아 일본에 전지훈련을 오면 식사는 물론 잠자리까지 자식처럼 챙겼다고 한다. 일본 복싱의 아버지 구실을 하는 그이지만 한국 역시 동반자로 여기고 있다.
일본 복싱은 지난 2011년부터 남녀 국가대표팀이 한국에서 전지훈련하며 국내 대표 선수들과 스파링을 하고 있다. 당연히 중심엔 야마네 회장이 있다. 감독,코치 못지않게 선수단과 동행하며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 남녀 일본복싱 대표팀의 한국 전훈 기간에도 인천과 태릉을 오가면서 인천시청, 한국 남녀 국가대표와 동반 훈련 중이다. 야마네 회장은 최근 인천문학복싱훈련장에서 가진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일본 복싱 오름세 비결에 대해서 “선수와 지도자의 한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일본만의 기술적인 장점이나 우수한 시스템에 대한 답변을 기대했던 기자에겐 뜻밖의 대답이었다. 그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기술 수준은 비슷하다. 하지만 일본이 잘하고 있는 건 선수들 동기부여에 있다”며 “내가 가장 강조하는 건 지도자의 책임의식이다. 자기가 맡은 선수를 자식처럼 여기고 진심을 다할 때 비로소 그 선수가 자기 자신뿐 아니라 지도자와 일본을 위해서 링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위기에 빠진 한국 복싱에 대해 조언했다. “과거 한국 복서들은 지금 일본 선수처럼 마음가짐이 좋았다. 그러나 최근 지도자와 선수간의 진심어린 소통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강조했다.
|
실제 복싱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협회 부회장도 복싱 미트를 잡고 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린 모습이다. 27명의 일본 남녀 대표 선수에겐 10여 명의 코치가 달라붙어 있었다. 함께 훈련한 한국 라이트급 간판스타 신종훈은 “사실 우리는 대표팀이나 실업팀에 여러 선수가 있어도 코치는 1~2명에 그친다. 일본은 거의 일대일 과외처럼 훈련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야마네 회장은 “한국말에 정(情)이라는 게 있다. 사랑을 가지고 선수를 보살펴야 그 선수가 정말 목숨을 걸고 온 힘을 다한다”며 지도자와 선수들의 균등한 투자와 교육을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