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형호텔 대박 쪽박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안재욱 김상중 전광렬 김상경 유이가 권하는 분양형 호텔 투자, 대박일까 쪽박일까.

과거 부동산 호황기 때 톱스타들이 얼굴로 나선 아파트광고가 유행이었다. 이영애의 GS자이, 김남주· 김태희의 푸르지오, 배용준의 경남아너스빌 등 톱스타라면 아파트 브랜드의 장수 모델로 나서던 시절이었지만 2008년 경제위기를 전후로 경기가 얼어붙으며 빅모델이 등장하는 아파트 광고가 사라졌다. 최근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돌파했고 1% 저금리 시대를 맞아 수익형 부동산이 각광받는 등 부동산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분양형 호텔이 스타 모델을 내세워 투자자 유치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전광렬 평창라마다

오랜 연기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신뢰감을 주는 중견 스타 안재욱 김상중 전광렬 김상경을 비롯해 유이 등이 주요 일간지 지면광고 및 TV와 라디오광고로 찾아오며 소액의 투자금으로 월세 효과를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연예계 스타들이 모델로 나선 분양형 호텔 측은 ‘연간 15일 무료숙박, 총 분양가 대비 8%, 실투자비 기준 연 12%의 확정 수익금 2년간 지급, 중도금 무이자 대출 50%’ 등 귀가 솔깃해지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부동산 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본 지인들의 소식에 부동산 투자자 대열에 나서고 싶지만 종자돈이 부족하거나 수익형 부동산의 관리가 걱정되는 개미 투자자들에겐 실투자금 몇천만원으로 은행 이자의 몇배에 달하는 확정 수익을 몇년간 보장해준다는 분양형 호텔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일 수 있다. 그러나 당초 약속한 수익률을 예정된 기간동안 지급하지 않거나 시행사나 운영사가 중도에 부도가 나는 바람에 낭패를 본 투자자도 적지 않다. 호텔 측의 높은 수익률 ‘장담’과는 달리 대출금을 포함해 실제 수익률이 6~7%에 그치는 경우도 많아 오피스텔 투자수익률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스타가 권하는 분양형 호텔 투자는 과연 대박일까. 투자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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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티 라마다호텔 더 테라스 광고의 배우 김상중

◇오피스텔보다 분양형 호텔? 대박일까

투자금이 넉넉치 않은 일반인들은 수익성 부동산 투자는 오피스텔부터 시작하게 된다. 1억원 안팎의 투자금으로 서울 역세권 소형 오피스텔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인데 자주 세입자가 바뀌어 ‘공실’이 생기거나 월세를 제때 내지 않는 세입자를 만나면 골치거리로 전락한다. 호텔 분양 투자의 매력은 오피스텔과 비슷하지만 전문관리회사가 위탁 운영해줘 관리가 쉽고 365일 운영돼 수익을 월세처럼 매달 일정하게 받으며 일정 기간 호텔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레저생활도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최근 분양하는 호텔은 제주, 평창, 강릉, 속초, 영종도, 경주, 김포, 동탄 등 관광객이나 해당 지역의 개발호재로 인구가 유입되는 곳의 중·소형 호텔이 대부분이다. 객실수 300~600실대, 분양평수도 전용면적 기준 6평대부터 30평대, 실 투자금도 3000만원대부터 가능하다. 성공적인 분양형 호텔로 알려진 ‘라마다 동탄 호텔’이 2007년 분양된 이래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국에서 다수의 분양형 호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 호텔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객실을 분양한 뒤 호텔 운영수익금을 나눠 갖는데 분양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일정기간 동안 확정된 수익금 지급을 약속한다. 총 분양가 약 2억원인 전용면적 26.66㎡(8.06평)의 호텔 객실을 분양받을 경우 매월 약 128만원, 연간 1336원을 수익금으로 2년간 보장해줘 총 보장 수익은 3072만원이며, 2년 이후엔 운영 수익금을 투자 금액 비율에 맞춰 배분받는 식이다. 현재 분양중인 강원도 평창의 한 호텔의 경우 연간 30일 무료 숙박을 비롯해 7년간 실 투자비 대비 14%의 임대수익금 지급과 최초 1년간 임대료 선지급, 특별 프리미엄 10% 선지급, 환매보장 등 파격적인계약조건으로 내걸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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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존스 경포호텔의 모델인 가수 겸 배우 유이.

◇분양형 호텔, 투자시 주의할 점은

그러나 오피스텔에 비해 대체로 규모가 큰 분양형 호텔은 건물이 완공되기까지 리스크가 있고, 호텔을 관리하는 운영사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야 해서 분양받은 투자자가 재산을 관리하는 게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면에서 오피스텔과는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부동산 투자는 아니어서 투자자가 매도할 때 환금성에 따른 리스크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시공사, 시행·신탁사, 운영사가 분양형 호텔쪽에서 규모가 크고 경험이 많은 업체인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특히 호텔 수익을 좌우하는 위탁운영사는 모든 임대관리를 맡아 객실 매출로 생긴 수익을 지급하므로, 투숙객 유치 능력은 좋은지, 기존에 운영중인 호텔이나 상가 임대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지 등을 해당 운영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나 기사 등을 통해 투자전에 점검하는 게 필수다. 호텔 건설 도중이나 직후 시행사 및 운영사가 부도가 날 경우 피해는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호텔 측이 내건 조건만 믿고 계약했다가 중도해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실제 수익률이 기대에 못미쳐 손해를 보기도 한다. 해당 호텔의 ‘몇호’ 식의 구좌로 판매되는 만큼 법적인 소유권이 구분등기로 표기되는지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지분등기로만 돼 있으면 매도 등 소유권 행사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분양형 호텔은 기존의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과는 달리 관광시장이 큰 변수로 작용하므로 지역적인 특성과 관광객의 동향에 대해서도 신경써야 한다. 서울 도심과 제주도의 경우 호텔이 많이 들어서서 어느때보다 경쟁이 치열해졌고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로 최근 호텔건설이 잇따르고 있는 강원도의 경우 각종 호재가 선반영돼 분양가가 올라, 올림픽 이후 관광객수까지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 ‘라마다 호텔 앤 스위트 남대문’, ‘라마다 서울 동대문’, ‘라마다 앙코르 동대문’ 등 네곳의 호텔을 운영하던 대표적인 수익형 호텔 개발 및 운영업체인 폴앤파트너스가 지난 1월 경영난으로 부도를 맞은 바 있다.

반면 삼성그룹 관련 종사자 수요 등이 뒷받침해주는 경기도 화성시의 ‘라마다 동탄 호텔’은 연 8%대의 수익을 꾸준히 내면서 초기 분양가에 150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어 객실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의 한 호텔도 당초 약속한 연 8% 수익률을 1년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등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곳도 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도심과 관광지 중심으로 호텔수가 급격히 늘어 분양형 호텔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입지가 뛰어나고 수요가 풍부한 곳에선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며 프리미엄까지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당초에 호텔 측이 내건 확정 임대수익을 보장하기 힘들고 처분도 쉽지 않다”며 “호텔 분양 관계자의 말만 믿지 말고 약속한 수익률이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 실현가능한 지를 철저히 체크해야 하고 지방에 있는 호텔의 경우 직접 현장을 찾아가서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전문가는 “요즘 같은 부동산 호황기에 장기간 동안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할 경우 과대광고는 아닌지, 수익률의 근거는 뭔지, 하자가 없는 물건인지 의심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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