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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두산 좌완투수 장원준(31)이 혼신의 역투로 NC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에 금쪽같은 승리를 안겼다.
장원준은 30일 잠실구장에서 NC와의 2016 KBO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8.2이닝을 산발 10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투구수 116개를 던지는 동안 사사구는 단 한 개도 없을 정도로 완벽한 제구력을 뽐냈다.
장원준은 지난 9월 22일 kt전에 등판한 이후 실전 등판을 하지 못했다. 거의 40일만의 등판이라 체력은 넘쳤지만 실전 감각이 우려됐는데 그 모든 것이 기우였다. 1회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후속 박민우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 병살플레이로 연결하며 위기를 넘겼다. 6,7,8회 실점 위기를 잇따라 맞이하기도 했지만 모두 병살로 처리하며 여유있게 위기를 벗어났다.
탄탄한 내야 수비진의 도움도 있었지만 영리한 볼배합과 제구력이 빛났다. 장원준은 145㎞대의 직구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가 주무기인 선수다 .특히 왼손타자를 상대할 때엔 몸쪽 직구를 꽂아넣은 뒤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게 정규시즌 타자 상대 기본 패턴이었다. 그런데 이번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전혀 다른 볼배합으로 병살을 유도했다. 슬라이더를 노리는 상대의 예측을 피해 체인지업으로 병살을 유도했다.
1-0으로 앞선 8회 2사 뒤 대타 모창민 권희동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2사 1,3루가 된 뒤 이종욱에게 좌전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지만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박민우를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종료했다. 팀 타선이 8회말 대거 4점을 뽑아 5-1로 앞선 가운데 다시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나성범에게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테임즈와 박석민을 외야 플라이로 잡아 완투승에 아웃카운트 한 개만을 남겨 놓았다. 장원준은 왼손중지에 물집이 잡히는 바람에 이현승과 교체됐다.
장원준은 “많이 쉬어서 경기 감각을 걱정했다. 개인적으로 많이 준비했다. 투구수를 많이 가져갔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1회초에 박민우가 잘쳤는데 글러브에 스치면서 유격수 정면으로 갔다. 그 덕분에 경기가 쉽게 잘 풀렸다”며 “지난해 KS에서 두산 이적 후 최고의 투구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보다 오늘이 더 잘 됐던 것 같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빨리 만들려고 했던 게 주효했다”고 승리 요인을 밝혔다. 8회 실점상황에 대해서는 “바깥쪽 빠른 공 사인이 나왔는데 가운데로 몰렸다. 아쉬웠는데 다음 이닝에 야수들이 점수를 뽑아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양)의지를 믿고 던졌다. 볼배합 패턴을 바꾸더라도 불안한 건 없다. 완투 못한 게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쉽다. 그래도 팀이 이겼으니까 그걸로 만족한다. 강판할 때 팬들이 큰 호응을 해주셨는데 울컥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원준은 지난해 총액 84억원에 두산 유니폼을 입고 정규시즌 12승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3승을 챙기며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안정된 투구로 팀에 한국시리즈 2승째을 선사하며 효자 FA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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