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의 미래 차준환, 1위 역전[SS포토]
10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차준환. 사진은 지난 10월16일 2016 전국남녀 회장배 피겨스케이팅 랭킹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는 모습. 목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주니어 무대에서 세계적인 유망주임을 증명한 차준환(15·휘문중)이 이제 시선을 시니어 국제 무대로 서서히 옮긴다.

차준환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3.70점(기술점수 80.06점+예술점수 74.64점, 감점 1)을 획득,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71.85점을 합쳐 총점 225.55점을 기록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피겨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시상대에 오르기는 지난 2005년 여자 싱글에서 우승한 김연아에 이어 두 번째다. 남자 선수론 차준환이 처음으로 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안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러시아 3총사에 밀려 4위에 그쳤던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로만 사보신(212.39점)을 제치며 입상을 일궈냈다. 기대했던 금메달은 아니었으나 3위 성적 자체도 값지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쉬운 점프를 한 차례씩 놓쳐 점수를 잃었으나 나머지 연기를 잘 소화하는 등 큰 대회를 무난하게 치렀다. 프리스케이팅에선 자신의 필살기인 4회전 점프,쿼드러플 살코(기본점수 10.50점)에서 가산점도 2.0점이나 챙겼다. 그는 대회 직후 ISU와의 인터뷰를 통해 “쇼트프로그램 연기가 좋지 않았으나 잊고 프리스케이팅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몇 가지 실수가 나왔지만 만족한다”며 스스로에게 좋은 점수를 줬다.

차준환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및 상위권 입상을 당면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시니어 무대에서 경험을 쌓는 게 필요한데 올시즌엔 성인 대회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게 큰 핸디캡이다. 차준환은 지난 10월 만 15세를 넘겼는데 ISU 규정에 따르면 2016~2017시즌 시니어 대회에 나서기 위해선 지난 7월1일 이전에 만 15세를 넘겨야 했다. 지난 10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하고도 연령이 부족해 내년 2월 동계 아시안게임(삿포로)과 4대륙선수권(강릉),내년 3월 시니어 세계선수권(헬싱키)에 참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아쉽지만 내년 3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성인 무대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성인 대회에 연착륙하기 위한 기술적인 준비는 천천히 하고 있다. 이미 성공율 90%를 기록 중인 쿼드러플 살코를 비롯해 캐나다 토론토 훈련장에서 연습 중인 쿼드러플 토루프와 쿼드러플 루프 등 고난도 4회전 점프가 그것이다.

피겨 전문가들은 차준환이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쉬운 점프 실수를 고치고 부상 방지에 힘쓴다면 평창 올림픽 티켓 확보는 물론 상위권 입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평창 올림픽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고난도 4회전 점프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부상 등 후유증이 올 수 있다고 진단한다. 사공경원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은 “의욕이 너무 앞서 부상이 커지면 본인이 손해를 입는다. 안 다치는 게 중요하다”며 “4회전 점프 중 쿼드러플 살코를 곧잘 하는 만큼 다른 4회전 점프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타이베이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1~2위를 차지하면 다음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출전권을 얻기 때문에 이 대회를 잘 치르는 것도 평창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관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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