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두산의 새 식구 이흥련, 인사하자마자 군입대하네요~
삼성 라이온즈에서 두산 베어스로 팀을 옮겨 합류한 이흥련이 4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2016 통합 우승 기념 팬페스트’ 행사에 참석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6.12.04.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는 거물급 FA선수의 거취가 가장 큰 이슈지만 그에 못지 않은 관심거리가 보상선수다. 그런데 올시즌 FA시장에서는 보상선수 선택에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과거에는 보상선수를 선택할 때 팀의 아쉬운 구석을 채워줄 수 있는 선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빠져나간 FA선수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안이 있다면 선택은 더 쉬웠다. 투수 보강이 시급한 팀은 즉시전력감 투수 요원이나 미래가치를 지난 유망주 투수를 점찍었고 장타력이 모자라는 팀은 파워 넘치는 장타자를 눈여겨봤다. 그 때문에 FA를 내준 팀은 보호선수 20명의 명단을 짤 때 상대 팀의 전력 구성부터 면밀하게 살폈다. 상대 팀이 허약한 마운드로 고전을 했다면 보호선수 명단에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포함시켰고 내야 수비의 짜임새가 떨어지는 팀이라면 재능있는 내야수들들을 우선 보호선수로 묶었다. 내야수가 남아도는 팀이 포지션 중복에도 불구하고 굳이 보상선수로 내야수를 선택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보상선수 선택의 기준이 ‘현재 시점에서 객관적인 선수 가치’로 옮겨졌다. 포지션을 떠나 20명의 보호선수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 가운데 가장 가치있는 선수를 데려가는 경향이 뚜렷하다. 두산은 이원석의 보상선수로 삼성에서 포수 이흥련을 데려왔다. 두산은 전통의 ‘포수왕국’이다. 최고 포수 양의지가 버티고 있는데다 최재훈과 박세혁 등 백업 포수층도 탄탄하다. 포수 세대교체를 위한 포석으로 보기도 어렵다. 아직 29살에 불과한 양의지는 5~6년은 더 전성기를 이어갈 수 있고 이흥련 역시 27세다. 게다가 이흥련은 입대를 앞두고 있다.

삼성은 KIA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의 보상선수로 내야수 강한울을 선택했다. 강한울은 2루수를 맡기도 했지만 주 포지션은 유격수다. 삼성에는 국내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는 유격수 김상수가 버티고 있다. 게다가 FA로 멀티 내야수 이원석을 영입한 직후라 강한울을 지목한 것은 중복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삼성에 우규민을 내준 LG의 선택도 마찬가지였다. 젊은 외야수들이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계산에 넣은 삼성은 올시즌을 부상으로 접은 외야수 최재원을 보호선수로 묶지 않았는데 LG는 덜커덕 최재원을 데려갔다. 삼성이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다. 이제는 삼성이 차우찬을 영입한 LG에서 보상선수를 데려올 차례인데 LG는 워낙 젊은 유망주들이 많아 선택의 폭이 아주 넓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경쟁’이라는 화두가 있다. 전력 공백 메우기에 연연하기 보다는 가장 가치있는 선수를 데려와 치열한 내부경쟁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이른바 ‘메기효과’로 강점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두산의 경우 이흥련이 병역의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최재훈과 박세혁이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고 삼성은 ‘대체불가 자원’이라는 평가 속에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김상수를 자극할 수 있는 카드를 손에 넣었다. LG는 최재원이 외야수는 물론 내야수로도 활용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내렸다.

보상선수 성공사례가 늘어난 것도 당장의 필요성보다는 미래를 위한 선택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는 배경이다. 보상선수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선수들 가운데 팀의 주력 선수로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가 LG의 마무리 임정우다. 팀내 경쟁을 떠나 누구라도 탐낼만한 선수를 데려와야 트레이드 카드로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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