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황재균이 22일(한국시간) 그를 직접 보고 싶어하는 ML 구단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미국 플로리다 IMG Academy에서 쇼케이스를 앞두고 캐치볼을 하고 있다. 제공 | GSI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메이저리그(ML) 문턱이 다시 높아진 듯 하다.

지난 겨울에는 코리안 빅리거 탄생이 봇물을 이뤘다. KBO리그에서 뛰던 김현수(28·볼티모어)와 박병호(30·미네소타),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던 이대호(시애틀)와 오승환(이상 34·세인트루이스)이 나란히 ML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겨울엔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굵직한 선수들이 대거 시장으로 나와 지난 해 이상으로 관심을 끌어모았지만 이제 ML 도전에 나선 선수는 황재균(29)만 남았다. 올 겨울 새로운 빅리거 탄생은 1명 뿐이거나 아예 없을 수 있다. 1년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박병호는 지난 해 포스팅(비공개 입찰경쟁)을 통해 1285만 달러를 친정팀 넥센에 안기고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었다. FA 김현수는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특히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옵션으로 따내며 대우를 받았는데 그 덕분에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연착륙에 성공했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의 우승을 이끈 이대호는 올해 시애틀과 ML 보장 계약이 아닌 마이너리그 스플릿 계약을 맺고 도전을 택해 결실을 맺었다. 한신의 수호신으로 활약하던 오승환도 세인트루이스에서 마무리로 활약하며 한국 팬들을 설레게 했다. 기존 추신수(34·텍사스)와 류현진(29·LA다저스), 강정호(이상 29·피츠버그)에 마이너리그에서 뛰다 빅리그에 데뷔한 최지만(25·LA에인절스)까지 합하면 역대 최다인 8명의 한국 선수가 ML에서 활약했다.

올 겨울 대형 좌완투수 김광현(SK), 양현종(이상 28·KIA), 차우찬(29·LG)이 시장에 나왔고 야수 중에서 최형우(33·KIA)와 황재균(29·롯데)도 ML의 관심을 받았다. 사이드암 투수 우규민(31·삼성)까지 6명이 ML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올시즌 코리언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상을 고려할 때 다시 한 번 빅리거 탄생 러시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김광현이 어깨부상으로 인해 해외진출의 꿈을 접으면서 SK에 남았고 최형우는 KIA와 잭팟 계약을 터뜨렸다. 우규민은 삼성 유니폼을 입었고, 양현종 역시 KIA 잔류를 선언했다. 차우찬은 지난 14일 LG와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ML 구단의 한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는 “ML 시장의 특성상 초특급 선수가 아닌 이상 시장 상황과 팀 사정에 따라 구체적인 계약을 제시할 수 있는 구조인데 한국 선수들은 일찌감치 국내 잔류를 택했다.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ML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은 선수 가운데 이제 황재균만 남았다. 황재균은 “ML 내야수 시장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 큰 선수들이 이동한 다음 제안을 받지 않겠는가. 여유를 갖고 기다리겠다”며 아직 ML 도전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황재균 역시 kt와 롯데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거절못할 거액을 제시받는다면 도전을 4년 뒤로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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