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인투수 유재유
LG에 FA 차우찬을 내준 삼성이 보상선수로 누구를 선택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수층이 두꺼운 LG가 베테랑 투수들을 보호하려면 김대현, 유재유(사진) 등 대형 신인투수들이 보호선수에 포함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2016.7.3 잠실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이제는 삼성 차례다.

삼성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우규민을 데려오면서 활용도 높은 외야수 최재원을 보상선수로 내줬다. 이튿날에는 좌완 차우찬이 LG와 FA계약을 맺었다. 삼성과 LG가 선발투수를 맞트레이드한 모양새였지만 LG가 남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아직 삼성에는 이런 평가를 뒤집을 기회가 있다.

LG는 오랫동안 암흑기를 거치면서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유지했고 그렇게 끌어모은 유망주들이 즐비하다. “LG 2군에 있는 선수들만 끌어모아도 한 팀을 꾸릴 수 있을 것”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박병호(미네소타), 정의윤(SK) 등 LG의 울타리를 벗어나 잠재력을 폭발한 선수들도 많다. 잘만 고른다면 삼성이 ‘제2의 박병호’나 ‘제2의 정의윤’을 손에 넣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LG 입장에서는 보호선수로 묶어야할 선수가 너무 많아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삼성은 FA시장에서 멀티 내야수 이원석을 영입했고 최형우의 보상선수로 KIA에서 강한울을 데려와 내야를 집중적으로 보강했다. 주로 1루를 맡았던 구자욱을 외야로 보내 외야 자원은 비교적 풍족하다. 삼성이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볼 포지션은 투수와 포수라는 얘기다. 투수 쪽에서는 류제국과 임정우, 정찬헌, 김지용, 임찬규, 이준형, 윤지웅, 진해수 등은 보호선수에 들어갈 것이 확실한 전력이다. 유망주인 김대현과 유재유 등을 보호선수로 묶으려면 베테랑 이동현, 유원상 등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특급 불펜요원이 풀릴 수 있다. 이동현 등을 보호선수에 포함시킨다면 김대현, 유재유 등 대형 신인투수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동환과 이승현 등도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포수 쪽에서는 유강남과 정상호를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시킨다면 당장 마스크를 쓸 수 있는 조윤준이나 김재성, 박재욱 등 어린 포수들이 삼성의 선택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야수 쪽에서는 거포 외야수 이병규가 20인 보호선수의 경계에 있다. 이병규는 삼성의 프랜차이즈인 대구 출신이다. 이병규 외에도 서상우, 문선재, 김용의, 정주현 등 쏠쏠한 대어급 선수들도 보호선수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LG에서는 활용도가 높았던 선수들이지만 삼성에도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삼성이 매력을 느낄 만한 카드로 보기는 어렵다.

SK는 지난해 FA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LG에서 거포 내야수 최승준을 영입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반면 삼성은 2012년 FA 정현욱을 LG로 보내며 보상선수로 좌완투수 이승우를 지명했는데 이승우를 한번도 써먹지 못했다. LG의 선수층이 두껍다고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팀에 맞는 선수를 선택하는 안목이라는 얘기다. 삼성이 과거의 아픔을 되풀이할지 아니면 ‘탈 LG 효과’를 다시 한번 증명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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