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신혜기자] 2016년은 식음료업계에 참으로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해였다. 상반기에는 바나나맛 제품, 부대찌개 라면 등이 거센 열풍을 일으키며 업체 간 경쟁 열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 시행,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한 달걀 수급 대란 등의 여파로 다수 식음료 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연말 주류, 음료, 라면, 빵 등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해 서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올해 식음료업계 주요 이슈를 7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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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맛 열풍
지난해 ‘허니버터’ 열풍을 이어 올해는 식음료업계에 ‘바나나맛’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오리온이 지난 3월 첫 선을 보인 ‘초코파이’의 첫 자매제품 ‘초코파이 바나나’는 품귀현상이 이어지며 출시 한 달 만에 누적판매량 1400만개를 돌파했다. 비슷한 시기 롯데제과가 선보인 ‘몽쉘 바나나’ 역시 완판행진을 이어가며 인기를 끌었다. 롯데제과는 몽쉘 바나나의 인기에 힘입어 4월 소프트케이크 ‘카스타드’에 바나나를 넣은 ‘카스타드 바나나’를 출시하기도 했다.
주류업계도 바나나맛 열풍에 동참했다. 국순당은 쌀로 빚은 술에 바나나를 접목시킨 ‘쌀 바나나’를 4월 출시했다. 글로벌 청과브랜드 돌(Dole)도 ‘바나나 주스’ 120㎖ 제품을 국내 단독으로 선보이며 국내 바나나 제품의 인기를 방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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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개라면
라면시장 역시 지난해 대유행했던 짜장·짬뽕라면의 뒤를 잇는 대타가 등장했다. 바로 부대찌개라면이다. 농심이 지난 8월 출시한 ‘보글보글 부대찌개면’은 출시 50일 만에 100억원 어치가 팔려나가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오뚜기는 건더기를 풍성하게 담은 ‘부대찌개라면’으로 승부수를 뒀다. 팔도는 숙성 양념장 액상스프로 진한 국물 맛을 구현한 ‘부대찌개라면’으로 경쟁에 나섰다. 부대찌개라면의 인기가 계속되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순창고추장찌개라면’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삼양식품은 최근 잘 익은 김치 특유의 진하고 칼칼한 국물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김치찌개면’을 출시해 찌개라면 열풍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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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버거
지난 7월에는 SPC그룹이 뉴욕 명물 햄버거 ‘쉐이크쉑’ 1호점을 강남에 오픈하며 ‘프리미엄 버거’ 열풍이 불었다. 당시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돌 정도로 폭염이 계속됐지만 1시간30분여를 기다려야 버거를 맛볼 수 있을 정도로 쉐이크쉑을 찾는 고객들이 많았다. SPC그룹은 쉐이크쉑 1호점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청담에 2호점을 오픈했다. 현재 1, 2호점의 대기시간은 30~40분 정도이며, 1호점 일평균 방문자는 약 3000명, 2호점 일평균 방문자는 2500명에 달한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도 각각 ‘시그니처 버거’, ‘아재버거’ 등 프리미엄 버거를 잇달아 출시, 열풍에 힘을 더했다.
◇김영란법지난 9월 28일에는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며 외식·유통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28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전국 709개 외식업 운영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84.1%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매출이 36%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부 업체에서는 ‘김영란법 맞춤형 식단’, ‘김영란법 맞춤형 선물세트’ 등을 내놓는 등 대안을 마련했다. 스타벅스, 카카오, SPC그룹 등은 김영란법에 맞춰 전화와 기타 방식을 통해 모바일 상품권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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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혼술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7년 외식트렌드 전망’에 따르면 내년 국내 외식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가 ‘나홀로 열풍’이다. 올해에 이어 혼밥·혼술 열풍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파파존스는 기존 라지 사이즈 중심에서 벗어난 ‘레귤러 세트’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혼밥족을 위한 분식 세트메뉴 ‘Mr.김떡만’을 출시했다. 본도시락은 기존에 판매하던 도시락 구성이 아닌 메뉴의 반찬만 별도로 제공하는 ‘일품 반찬’ 6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혼술족들이 증가하며 편의점에서는 안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간편식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인 가구 상품브랜드 ‘SINGLE SINGLE(싱글싱글)’을 통해 직화돼지불고기, 직화돼지껍데기 등의 안주류를 선보였다. 미니스톱도 ‘미니포차 정통탕수육’과 ‘미니포차 치즈소세지야채볶음’ 2종을 내놓았다. CU가 지난 7월 내놓은 ‘가쓰오 계란말이’도 1인 안주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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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상
지난 11월부터는 음료, 주류, 빵, 과자 등 먹거리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단체의 원성을 샀다. 코카콜라음료는 코카콜라와 환타 2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5% 인상했고 오비맥주는 카스, 카프리, 오비 등 국산 맥주 전 제품의 출고가를 약 6% 인상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맥주 출고가격을 평균 6.33% 인상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193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6.6% 올렸다. 농심도 18개 라면제품을 평균 5.5%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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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파동
12월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달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대형 식품기업들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지난 8일부터 달걀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했다. 이달 초 1판(30구)에 평균 5900원대였던 달걀은 16% 이상 올라 7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유통 및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달걀 제품은 주요 소매점에 공급이 사실상 끊기다시피 했다. 제빵·제과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파리바게뜨는 카스텔라와 머핀, 롤케이크 등 달걀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19개 품목의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ss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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