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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상훈기자]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G6 공개가 보름이 채 안 남은 상황에서 LG전자 모바일 서비스센터 기사들이 소비자 전화기의 스팸 문자 등록을 소비자 동의 없이 ‘조작’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관련 인터넷 카페 한 곳에서만 피해 확인된 이가 수십여 명에 이를 정도다.
한 LG 스마트폰 사용자는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스팸문자 설정에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스스로 스팸문자 설정을 한 적이 없었던 그는 특정 단어 ‘스센’이 들어간 문자가 스팸문자로 자동 차단되는 것이 이상했다. 이 설정 때문에 차량 관련 서비스 만족도 문의 문자메시지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서비스센터’라는 글자 중간에 ‘스센’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는 스팸문자 설정에 숫자 ‘7777’이 들어 있었다. 이 번호는 LG전자 서비스센터 전화번호(1544-7777)다. 아예 LG전자 서비스센터로부터 오는 문자메시지가 수신되지 않게 돼 있던 것이다. 어떤 이의 스팸문자 설정에는 ‘지니’가 돼 있었다. ‘엔지니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문자메시기가 수신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설문’이나 ‘참여’라는 단어가 스팸 문구로 설정돼 있다는 이도 있다.
이런 피해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들 스스로 문자메시지 설정의 공통점을 밝혀나갔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LG전자 서비스센터 AS 기사들이 소비자 동의 없이 스팸문자 설정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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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된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AS 경험이 있는 사용자들이 앞다퉈 스마트폰의 스팸문자 설정을 확인했다. 스팸문자 설정된 단어들은 제각각이지만 꽤 많은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스팸문자 설정이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네이버 ‘LG모바일사용자 카페’에서는 문자메세지를 동의 없이 스팸 처리한 LG전자 서비스센터 목록을 제보 받아 업데이트하고 있다. 11일 밤 11시쯤 올라온 제보 게시물에는 이미 20여 곳이 넘는 서비스센터에서 피해사례가 확인됐다. 서비스센터 당 AS 기사 수가 여러명 있고, 각각의 AS 기사가 수백여 건씩 기기를 수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 수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들은 AS 기사들이 스팸문자 설정을 한 이유에 대해 “AS 이후 서비스 만족도 평가 문자메세지를 받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추측하고 있다. 만족도 평가점수가 낮으면 AS 기사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행동을 취했다는 것이다.
‘평가-실적’으로 직결되는 AS 기사들의 어려움에 대해 이해하더라도 피해 소비자들은 AS 기사들의 이 같은 행동으로 인해 꼭 받아야 할 중요 문자메시지를 못 받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분노하고 있다. 또 수리와 무관한 개인정보들이 당사자 동의 없이 열람됐을 수도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운다. 한 피해자는 “이제 AS 받을 때 내 전화기를 계속 쳐다보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 만족도 평가 방식을 문제삼기도 했다. 무상수리가 거부된 사용자는 만족도 조사 문자메시지에 서비스 내용과 무관하게 ‘매우 불만’으로 평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친절하게 서비스를 해줘도 평가 점수가 낮게 나온다면 그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AS 기사들이 어쩔 수 없이 이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동정론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AS 기사가 소비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가 포함된 문자메시지 영역에 들어가서 특정 단어를 수신 차단한 것에 대해서는 LG전자 서비스센터 측의 공식적인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 LG전자 서비스 관계자는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고 서비스 엔지니어들의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 보완과 교육강화를 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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