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조
김봉조 전 수영대표팀 감독.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박태환을 과감하게 국가대표로 발탁해 한국 수영의 전성기를 이끈 김봉조 전 수영대표팀 감독이 8일 별세했다. 향년 70세.

김 감독은 한국 수영의 천재 계보를 따질 때 맨 위에 올라서는 인물이다. 15살이던 지난 1962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혀 주목받았던 그는 2년 뒤 도쿄 올림픽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고교생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수영 대표로 출전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한국 기록을 무려 39차례 갈아치우며 조오련 이전에 한국 수영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의 뒤를 이어 1970년대 조오련(1970 아시안게인 2관왕, 1974 아시안게임 2관왕), 1980년대 최윤희(1982 아시안게임 3관왕, 1986 아시안게임 2관왕), 1990년대 지상준(1990 아시안게임 금메달, 1994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0년대 박태환(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이 거의 10년 주기로 나와 한국 수영을 아시아와 세계 정상으로 이끌었다.

김 전 감독은 2003년 중학교 2학년에 불과했던 박태환을 태릉선수촌으로 불러들인 뒤 이듬해 아테네 올림픽에 데려갔다. 수영 관계자는 “당시 김 감독이 잠재력을 보고 박태환을 선발할 때 논란이 많았지만 그의 안목이 적중했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지난 2012년 자서전 ‘프리스타일 히어로’를 통해 “(김봉조)감독님이 원래 강하게 밀어붙이는 성격이라 코치 선생님들도 한마디 못하고 감독님 결정에 따랐다. 남자 선수들에게 떨어진 훈련은 1만m 완주.(중략) 기어이 혼자서 1만m를 모두 채웠다. 마지막 50m를 끝냈을 때 정말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하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 기뻤다”며 “그 날 이후 훈련에 100% 몰입하는 법을 터득했고, 녹초가 되는 재미를 들였다”고 김 감독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남강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었던 김 전 감독은 최근 투병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22호실이며 발인은 1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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