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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선발 정대현이 2016년 7월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된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5회 역투하고 있다. 문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정말 좋아졌다. 예전에 내가 알던 정대현이 아니다.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kt 좌완투수 정대현(26)이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찬 이유를 증명했다.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과 안정된 제구력으로 2경기 연속 1실점 호투를 펼치며 김진욱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정대현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에서 6이닝 동안 3안타(홈런 1개 포함)만을 내주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단 73개의 공으로 6이닝을 거뜬히 막아냈다.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7개나 솎아냈다. 정대현의 활약에 힘입어 kt는 3-1로 LG를 꺾고 시범경기 6연승을 달렸다.

이날 정대현의 투구는 두산 유희관을 연상케 할 정도로 정교했다. 꾸준히 스트라이크를 넣으면서도 코너워크와 오프스피드 피칭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1회 박용택과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위기에 빠졌으나 정성훈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2회와 3회 연속 삼자범퇴를 달성한 정대현의 피칭은 경기 중반으로 접어들수록 더 날카로워졌다. 4회 2사 1루에서 이병규를 몸쪽 꽉찬 직구로 스탠딩 삼진 처리했고 5회에는 정상호에 맞서 시속 90㎞대의 느린 커브를 바깥쪽에 연달아 던진 뒤 바깥쪽 체인지업과 몸쪽 직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4가지 구종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며 마운드를 지배했다. 6회초 이형종에게 던진 실투가 좌월 솔로포로 연결됐으나 흔들리지 않고 내리 세 타자를 범타처리하며 선발 등판을 마쳤다.

경기에 앞서 김 감독은 “(정)대현이가 스프링캠프에서 정말 좋아졌다. 예전에 내가 알던 정대현이 아니다.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제구 기복이 많이 없어졌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도 성실하게 임했다. 아마 지금까지 대현이가 가장 열심히 땀흘렸던 스프링캠프가 아닐까 싶다. 자진해서 러닝을 하더라. 대현이를 아는 사람이 그 모습을 봤다면 정말 깜짝 놀랐을 것”이라고 미소지었다.

김 감독은 예전부터 정대현을 지켜봤다. 2010년 정대현이 두산에 입단했을 때 김 감독은 두산 2군 투수코치였다. 2012년과 2013년에는 1군 사령탑에 올라 정대현을 지도했다. 누구보다 정대현을 잘 아는 김 감독이 정대현을 극찬한 이유가 이날 경기를 통해 드러났다. 김 감독은 “선발진 네 자리는 정해졌다. 라이언 피어밴드, 돈 로치, 주권, 정대현까지는 확정이다. 남은 한 자리는 고영표와 정성곤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진짜 무대는 정규시즌이다. 정대현은 kt 이적 후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지만 2015시즌과 2016시즌 종합 9승 21패 방어율 6.1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kt가 시범경기에이어 정규시즌에서도 질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대현이 수준급 선발투수로 올라서야 한다. 경기 후 정대현은 “캠프부터 지난 2년 동안 안 됐던 부분을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제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서 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전에는 볼넷이 많았는데 이제는 타자들을 피하지 않고 타자들의 배트가 나오게 유도해서 범타를 끌어내려고 한다. 지난 2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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