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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일본전 3연승이다. 8강 티켓에도 바짝 다가섰다.
제주가 또 한 번 일본 클럽을 제압하며 아시아축구연맹(ACL) 8강 티켓에 한 걸음 다가섰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24일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ACL 16강 1차전 우라와(일본)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6분 터진 간판 공격수 마르셀로의 헤딩 선제골과 후반 추가시간 진성욱의 추가골을 잘 지켜 2-0으로 이겼다. 올해 K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제주는 오는 31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원정 경기에서 두 골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을 경우 오는 8월 열리는 8강에 진출해 한국프로축구의 자존심을 이어나갈 수 있다. 다만 우라와가 서울전 5-2 대승을 포함해 올해 조별리그 3차례 홈 경기에서 무려 12골을 터트리며 전승했기 때문에 제주 입장에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지난 22일 ‘슈틸리케호’에 깜짝 승선해 나이 서른에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황일수의 크로스가 제주 완승의 출발점이었다. 탐색전이 펼쳐지던 전반 6분 황일수가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올렸고 골문 앞 마르셀로가 이를 머리로 받아넣어 우라와 골망을 일찌감치 흔들었다. 그러나 제주는 이어진 공세에서 추가골을 넣지 못해 애를 태웠다. 이른 실점에 우라와 선수들이 당황하는 사이 마그노가 몇 차례 결정적인 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번번이 외면해 아쉬움을 삼켰다. 홈에서 폭발하는 우라와의 공격을 생각한다면 2-0 이상의 스코어가 필요했지만 오히려 후반 들어 우라와의 맹공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 감독은 첫 교체로 공격수 진성욱을 투입한 뒤 이찬동과 배재우 등 수비 자원 둘을 연달아 넣어 승리 지키기에 나서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K리그 클래식 대구전에서 골을 뽑아 부활을 알린 진성욱이 환상적인 추가골로 조 감독을 웃게 했다. 진성욱은 하프라인부터 질풍처럼 몰고 들어간 뒤 페널티지역 내 우라와 수비수들을 모두 따돌리고 슛을 날렸다. 볼이 골대를 맞고 안으로 빨려들어가면서 제주의 안정적인 두 골 차 승리도 확정됐다.
제주는 이날 승리와 함께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3월 1일 삼일절에 일본 명문 감바 오사카를 4-1로 대파한 제주는 지난 9일 같은 팀과 홈 경기에서도 2-0 완승을 일궈냈다. 우라와전 완승까지 일본팀을 상대로 올해 3연승을 달리며 일본의 아기자기한 패스 축구를 제압하는 힘을 증명했다. 조 감독이 올해 완성한 3-5-2 전술에 강한 압박이 이뤄지면서 일본의 짜임새있는 플레이가 무력화되고 있다.
일본전 강세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 선수들이 국가대표 자격을 갖춘 것 같다”며 웃은 조 감독은 “선수들 마음 속에도 K리그의 자존심이나 사명감이 들어 있다. 다른 경기보다 일본 팀들과의 경기에 정신적으로 대비를 잘 하는 것 같다”고 승리의 마지막 이유가 정신력임을 설명했다. 이어 “2-0이 가장 뒤집히기 쉬운 스코어란 생각으로 2차전에 임하겠다”며 “오늘 전반전에 찬스를 많이 날려 100% 만족할 순 없지만 진성욱의 추가골이 갖는 의미는 크다”며 제주의 이점을 전했다.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우라와 감독은 “우린 홈에서 6~7골을 넣고 이긴 적이 있다. 서포터도 많다”며 뒤집기 희망을 놓지 않았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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