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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 세계선수권 준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룰 수 있을까.
27일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10초07을 기록, 한국신기록을 세운 김국영의 눈은 이제 오는 8월 런던 세계선수권으로 향한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지난 2011년 대구 대회부터 세계선수권 이 종목을 ‘예선→준결승→결승’ 등 3단계로 줄여 우승자가 판가름이 나도록 했다. 대신 육상 약소국가에서 기준기록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들을 위해 예선 이전의 ‘자격예선’을 도입해 그들끼리 먼저 경쟁한 뒤 추려진 소수의 선수들만 본무대인 예선에 가도록 했다. 김국영은 런던 세계선수권 남자 100m 출전 자격인 10초12 안에 들었기 때문에 자격예선 없이 바로 예선을 치른다.
김국영은 앞서 두 차례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육상계의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2011년 대구 대회에선 자격예선에 나섰으나 부정출발로 실격당했고 2015년 베이징 대회에선 예선부터 나섰으나 첫 판에 10초48에 그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또 다른 메이저대회 하계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 예선에선 10초37로 8조 9명 중 7위에 머물렀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성적은 비슷해 2010년 광저우 대회 준결승에선 10초51로 부진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4년 뒤 인천 대회에서도 준결승에서 10초35로 결승선을 통과해 역시 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래서 김국영 관련 보도엔 어느 새 ‘메이저대회 징크스’가 따라붙는다. 국내 대회나 유니버시아드 등 비중이 떨어지는 대회에선 곧잘 달리다가도 막상 큰 대회에 출전하면 자신의 기록보다 0.2~0.4초 뒤져 고개를 숙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코리아오픈에서 세운 10초07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 없는 기록이다. 특히 김국영이 이틀 전 같은 장소에서 10초13의 한국기록을 세우는 등 계속 상승세를 타는 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에 런던 세계선수권에선 준결승 진출의 희망을 갖기에 충분하다.
참고로 2011년 대구 세계선수권 예선 통과 기록은 10초42였다. 2013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에선 10초21이었고, 2년 전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서의 남자 100m 준결승 진출 마지노선은 10초24였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 예선 통과 기록은 10초20. 김국영이 이번 대회 기록만 유지한다면 런던에선 ‘두 번’ 달리는 것도 가능하다. 김국영은 코리아오픈 직후 “베이징 세계선수권이나 리우 올림픽에서 내 기록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두고두고 후회되는 대회다”며 “많은 메이저 대회에 나섰다. 더는 ‘경험을 쌓는 것’에 만족할 수 없다. 더 고민하고 연구해서 런던 세계선수권을 후회 없이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한·중·일 동아시아 3개국 인간탄환의 자존심 대결도 펼쳐진다. 중국엔 쑤빙텐이 지난 2015년 미국 유진에서 9초99를 달린 적이 있다. 리우 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내는 등 수준급 단거리 선수들이 즐비한 일본에선 가나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18세 사니 브라운이 지난 24일 일본선수권에서 10초05로 우승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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