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아파트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오래되어도, 새로 지어도 정답은 소형아파트’

소형 아파트가 주택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불황에도 호황에도, 낡았던 신축이든, 서울이든 지방이든, 투자수요와 실수요가 모두 몰리면서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매매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용으로 부담이 없고, 1인 가구가 늘면서 임대용으로도 수요가 꾸준하다. 목 좋은 곳에 위치한 소형 매물은 경기에 상관없이 연중 거래가 활발하다.

◇몸값 좀 합니다! 40㎡ 이하 매매가 평균 3억원 돌파

과거 아파트 시장이 대형에서 시작해 중형, 소형 순으로 가격상승이 이어졌다면, 최근에는 소형이 가장 빨리 움직이는 추세다.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반짝 살아난 부동산 시세에 힘입어 지난달 서울 지역 전용 40㎡(약 12.1평) 이하 소형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평균 3억원을 돌파했다. 사상 처음이다.

국민은행이 3일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전용 40㎡ 이하 아파트의 중위가격(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은 3억65만원이었다. 지난해 1월 2억4190만원에서 무려 24.3% 상승했다. 소형아파트 가격이 바싹 오르면서 대형, 중형의 상승 폭을 추월했다.

같은 기간 135㎡(40.8평) 이상은 13.5%, 95.9㎡(29평) 이상은 11.3%, 62.8㎡ (18.9평) 이상은 14.6%, 40㎡(12.1평) 이상은 19.2% 올랐다. 과거 국민주택으로 인기를 끈 30평형대와 비교하면 소형평형이 2배 이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노후 아파트 몸값은 더 뜨거웠다. 재건축이 임박한 서울 강남의 소형 중위가격은 3억7107만원으로, 강북 소형 중위가격(2억898만원)보다 1억6209만원이 더 비쌌다. 전국 소형아파트 중위가격(1억3854만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진다. 강남 소형은 전국평균 대비 2억3253만원이 더 비싼 셈이다.

◇주택쇼핑 100건 중 44건이 소형매물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주택거래량에서도 뚜렷하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은 68만9091건으로, 이 중 44%에 이르는 30만3667건이 60㎡(18평) 이하 아파트였다. 이같은 인기는 올해도 이어졌다. 올해 1~5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총 22만7190건으로, 이 중 60㎡ 이하 거래량은 10만2801건으로 전체의 45.2%에 달했다.

이처럼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신축 분양되는 아파트에서도 소형 평형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인포 자료에 따르면 6월말까지 분양한 서울 경기지역 아파트 41곳 1순위 청약경쟁률은 59㎡ 이하에서 51.55대 1을 기록했다. 84㎡ 이하가 8.17대 1, 84㎡ 초과가 3.86대 1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6~17배 가량 인기가 높은 셈이다.

함영진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장은 소형 아파트 인기에 대해 “이미 전체주택 공급시장의 80% 이상이 소형주택일 정도라 일각에서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당장 중·대형 평형의 포션을 늘려갈 수 있는 시장이냐하면 그 역시 의문이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고, 가계소득이 크게 늘지 않아 주거소비를 많이 하기도 힘들다. 그렇다 보니 중소형 주택의 인기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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