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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K리그 챌린지(2부) 성남FC가 10경기 연속 무패(6승4무)를 달리며 초반 부진을 딛고 승격 경쟁에 가세한 데 숨은 공로자 중 한 명은 크로아티아 출신 수비수 오르슐리치(29)다. 키 195㎝ 장신인 그는 힘과 높이를 앞세워 챌린지 공격수를 꽁꽁 묶고 있다. 성남이 20경기에서 단 15골만 내주며 최소실점 1위를 달리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성남의 든든한 방패 구실을 하다가 입대한 윤영선의 공백을 온전히 메운 것은 물론 ‘챌린지판 통곡의 벽’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2009년 크로아티아 명문 자그레브에서 프로로 데뷔한 오르슐리치는 첫시즌부터 주전을 꿰차면서 2012년까지 뛰었다. 이후 아제르바이잔 카자르 렌코란(2013~2014)~크로아티아 자다르(2014)~불가리아 CSKA소피아와 노르웨이 트롬쇠(2015)~키프러스 오모니아 니코시아(2016)를 거쳐 올해 성남에 입성했다. 낯선 아시아 무대에서 곧바로 적응할 수 있었던 건 유럽 주요 리그를 두루 거치면서 200경기 이상 출전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제르바이잔, 키프러스에서 뛸 땐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까지 소화했다.
오르슐리치는 최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내가 지닌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성남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K리그에 나름 잘 적응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모든 게 좋은 상황이어서 이곳에서 뛰는 게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뛸 때와 비교해서 K리그의 특성을 묻자 “분명히 K리그는 수준이 있는 리그”라며 “공격수로 보면 유럽 선수들은 힘이 좋으나 한국 선수들은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에 대해서도 “주변에서 좋은 킥을 지녔다고 말한다. 우리 팀 동료가 매우 빠르고 기술이 좋기 때문에 (후방에서) 그들이 있는 곳으로 정확하게 공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낙 다양한 리그를 경험한만큼 축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아달라고 했다. 그는 “2경기가 기억에 남는다”며 “CSKA소피아 시절 레프스키 소피아전, 오모니아 니코시아 시절 아포엘과 경기다. 이 두 경기는 세계 축구에서도 손꼽는 더비경기다. 팬들이 만들어낸 엄청난 열기 속에서 굉장히 즐겁게 뛴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오르슐리치를 두고 국내 축구팬들은 동향으로 과거 수원 삼성에서 ‘통곡의 벽’으로 불린 마토 네레틀랴크를 떠올리기도 한다. 공교롭게도 둘은 같은 팀에서 뛴 적이 있다. 마토가 2012년 크로아티아리그에 복귀했을 때 몸담은 팀이 자다르다. 때마침 오르슐리치도 아제르바이잔에서 자국리그로 돌아올 때 자다르를 선택했다. 한 시즌을 함께 뛰며 후방 수비를 책임졌다. 그는 “마토와 함께 뛰어보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며 “K리그에서 더 좋은 플레이를 펼쳐 마토를 뛰어넘은 선수로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또 “올 시즌 성남이 원래 있었던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하고 싶다. 직접 클래식과 챌린지의 차이를 느껴보고 싶은 게 내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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