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배틀그라운드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블루홀스튜디오(대표 김강석)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온라인게임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배틀그라운드가 온라인게임 분석 서비스 ‘게임트릭스’ PC방 점유율에서 17일 기준 5위(점유율 3.63%)에 오르며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것.

배틀 그라운드의 PC방 순위가 주는 의미는 간단치 않다. 국내 PC방 게임 순위는 수년간 큰 변화가 없을 정도로 매우 보수적인 수치다. 17일 기준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점유율 순위를 보면 배틀그라운드를 제외하고 가장 최근에 20위권에 진입한 게임은 블리자드의 ‘오버워치’(2위 19.07%)로 지난해 5월 24일 출시된 게임이다. 다음으로는 ‘검은사막’(20위 0.45%)으로 지난 2015년 7월 23일 출시됐다. 이외의 게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게임들이 출시 5년이 넘게 지나 20년이 다 된 게임들이 국내 PC방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더구나 블리자드의 오버워치나 다음의 검은사막은 출시때부터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며 흥행몰이에 나선 게임들이다. 국내에 별다른 마케팅 과정도 없이 배틀그라운드가 PC방 순위 5위까지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7월 8일 게임트릭스에 데이터가 잡히기 시작해 당일 2.80% 점유율로 8위로 데뷔했다. 그리고 12일 6위, 14일 5위, 15일 6위,16일 5위로 상위권에 안착했다.

게임트릭스 순위1
게임트릭스 7월 16일자 순위

배틀그라운드는 별도 마케팅 활동 없이 지난 3월 24일 미국의 PC 온라인게임 플랫폼 ‘스팀’에 정식 출시도 아닌 ‘얼리억세스’로 게임팬들과 만났다. 그리고 단 4개월여 만에 한국의 게임이 태평양을 넘어 다시 한국에 알려져 PC방 순위 5위까지 오르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의 뜨거운 반응은 이미 해외 시장에서의 반응을 통해 예상됐다. 배틀그라운드는 스팀 출시 16일만에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며 스팀 얼리억세스 최단기간 최고 판매를 기록한 게임으로 전세계에 알려졌다.

게임관련 개인방송을 하는 트위치에서도 최근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이어 2번째로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그만큼 게임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13일 기준 배틀그라운드는 해외서만 총 500만장을 판매했다. 매출으로도 1200억원을 넘어섰다. 동시접속자도 30만명에 이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플레이 장면
배틀그라운드 플레이 장면

이러한 분위기는 업계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게임을 주로 유통하고 있는 한 외국계 담당자는 “요즘 PC방을 찾아가면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이용자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며 “PC 온라인게임 시장의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 경쟁 게임사로서 더욱 분발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스포츠 업계도 관심이 높다. 배틀로얄 방식(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전투를 펼치는 게임방식)으로 새로운 장르의 게임이 높은 관심을 얻고 있고 e스포츠 종목으로서 가능성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산 게임이 e스포츠 종목으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 e스포츠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한국 e스포츠 협회 조만수 총장은 “내부적으로도 e스포츠 종목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다. 특히 국산 e스포츠 종목이라는 점에서 한국 e스포츠 협회는 높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새로운 장르로 방송이 쉽지 않고 100명이 한꺼번에 모여서 플레이를 해야 하는 등 e스포츠 종목으로서 극복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골프 방식의 투어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참여 인원이나 대회 방식 등이 골프 투어와 비슷한 만큼 대회방식이나 중계 방식 등을 잘 조율한다면 새로운 방식의 e스포츠 종목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하고 있는 블루홀은 게임의 인기를 기반으로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도 심도 있게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블루홀 측은 “아직 정식 출시가 된 버전이 아니고 앞으로 상당히 많은 부분 업데이트해야 할 것이 많다”며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고 글로벌 e스포츠 종목으로서의 가능성을 파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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