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1
한국피자헛이 ‘갑질 논란’을 일으켰던 할인 프로모션을 1년 째 진행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 모바일 화면 캡처

피자헛2
피자헛 프리미엄 피자를 방문 포장으로 구입하게 되면 단돈 1만 원대(미디움 기준)에 피자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큰 폭의 할인 부담은 전부 가맹점주가 떠안는다.  사진 |모바일 화면 캡처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한국피자헛이 ‘갑질 논란’을 일으켰던 할인 프로모션을 1년째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피자헛은 ‘프리미엄 피자 최대 40%’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프로모션 비용을 100% 가맹점주에게 떠넘겨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 프로모션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어 개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품게 하고 있다.

앞서 피자헛은 지난해 7월 프리미엄 피자 누적판매 1억판 돌파를 기념해 ‘프리미엄 피자 최대 40%’ 할인 이벤트를 한시적으로 운영했다. 프리미엄 피자(10종)를 방문 포장할 경우 40%, 배달 또는 레스토랑 이용시 30% 고객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당시 프리미엄 피자를 방문 포장으로 구입하게 되면 소비자는 단돈 1만원대(미디움 기준)에 피자를 먹을 수 있어 큰 호응을 얻었다. 피자헛에 따르면 할인 이벤트 덕분에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호응에 피자헛은 당초 한 달간 운영하려던 할인 이벤트 기간을 연장해 현재까지도 운영하고 있다. 사실상 365일, 연중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문제는 피자헛이 할인 프로모션 비용을 가맹점주들에게 모두 전가한다는 점이다. 할인 폭이 큰 데다, 프로모션이 1년째 이어지면서 가맹점주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피자헛 측은 “할인 프로모션 실시 전 찬반 투표를 통해 가맹점주 70% 이상 동의를 받아 진행했다”며 “향후 할인율 분담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결국 가맹점주 10명 중 7명만 동의해도 나머지 3명의 점주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피자헛의 일방적인 방침에 대해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A치킨 업체 관계자는 “말도 안되는 이상한 방침이다. 보통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할 경우 가맹본부, 가맹점주가 할인 금액을 균등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A패스트푸드 업체 관계자는 “본사가 100%는 아니지만, 할인 프로모션에 대한 일정 부분의 비용을 가맹점에 보전해 주고 있다. 또 다수결 투표가 아니라 해당 프로모션 진행을 원하는 점주들만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피자헛 가맹본부는 아무것도 부담하지 않고 ‘할인 생색’만 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프랜차이즈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가맹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할인비용이나 제공하는 경품, 기념품 등의 비용, 판촉활동을 위한 통일적 팸플릿, 전단, 리플릿,카탈로그 등의 제작비용, 판촉행사에 소요되는 비용은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업자가 균등하게 분담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는 권장 사항에 불과해 피자헛의 사례처럼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피자헛은 최근 한국소비자협의회 조사 결과 이동통신 멤버십 할인을 진행하면서 할인액의 100%를 가맹점에 전가하는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지난 20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가맹본부의 갑질 관행’과 관련한 사과 및 대책 마련 기자회견에서 “본부와 점주는 갑을관계가 아닌 파트너인데 그동안 업계의 미숙한 시스템과 잘못된 관행으로 이번 일이 빚어졌다고 생각한다”며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가맹점주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피자헛은 이러한 프랜차이즈 협회의 선언을 무색하게 하는 갑질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한국피자헛은 갑질 논란에 휩싸이며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국피자헛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207억원으로, 전년(-7억원) 대비 적자 폭이 200억원 가량 확대됐다. 폐점 매장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말 기준 350개였던 매장은 지난해 12월 332개로 1년 새 18개가 문을 닫았다.

soul@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