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
황선홍 서울 감독이 21일 구리시의 GS챔피언스파크에서 전북전을 앞둔 각오를 이야기 하고 있다. 제공 | FC서울

[구리=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최강희 감독님과 저의 고민이 똑같은 것 같다.”

웃으며 내놓은 농담이었지만 그 안에 전북전을 준비하는 서울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3연승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서울은 오는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리그 선두인 전북을 상대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3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상승세를 이어갈 승리를 바라고 있는 황선홍 서울 감독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경기를 앞둔 21일 경기도 구리시의 GS챔피언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황 감독은 “최강희 감독님과 제 고민이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최강희 전북 감독은 팀의 최전방 공격수 3명, 이동국 에두 김신욱의 활약상과 컨디션이 누구 하나 부족함 없이 좋아 “누구를 써야좋을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기분 좋은 고민에 빠져있다. 욕심많은 세 명의 스트라이커가 실망하지 않도록 출전기회를 배분하는 것이 적지 않은 고민이라는 언급이었다. 황 감독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최근 여러 경기에서 후반 교체요원으로 출격했던 데얀은 지난 22라운드 인천과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몰아치며 건재를 과시했다. 선발요원으로 나서 상대 수비수들의 기운을 빼놓는 역할을 했던 박주영은 팀을 위한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와중에도 결정적인 한 방을 꽂아넣으며 분위기를 이끌어왔다. 더욱이 지난해 리그 최종전과 지난 2일의 리그 18라운드 경기 등 전북을 상대로 서울의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뽑아내며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황 감독은 “데얀과 박주영 가운데 누구를 먼저 기용할 것인지 아직 결정을 못했다”면서 “스트라이커는 득점이 우선이다. 박주영은 제주전에서 득점했고, 데얀은 인천전 해트트릭을 했다. 제 경험이 있어서 스트라이커의 득점 흐름을 이어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고민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이 어떤 공격수를 먼저 내세울지 고민하는 것은 황선홍 감독이 어떻게 전북의 강력한 공격력을 막아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도 연결된다. 서울로서는 어느 선수를 염두에 두고 수비전략을 세울 것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전북 3명의 공격수 모두 좋은 선수들인 것은 틀림없다. 누가 나와도 컨디션이 좋아 우리가 경계해야만 한다”면서 “문전에서의 플레이는 다소 특성의 차이가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이다. 각각의 선수에 대해 따로 준비하기 보다는 전북의 전체적인 경기운영방식을 고려해 대비책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신욱이 나오면 우리가 힘들게 경기를 했다. 특히나 상주전에서 보여준 프리킥은 손을 쓸 수 없는 대단한 슛이었다. 우리와 경기에서는 그런 프리킥은 안해줬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전북은 서울을 괴롭혔던 로페즈가 퇴장 징계로 나서지 못한다. 서울의 공격수들을 꽁꽁 묶었던 최철순은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게 됐다. 전력누수 요인이 있어 서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황 감독은 “전력누수로 생각하면 우리가 위험할 수 있다. 전북이 한 두 선수 빠진다고 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될 팀이 아니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이 경기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것이 최근 3연승으로 나타난 것 같다. 리드를 하든 리드를 당하든 공수의 밸런스가 편중되지 않고 지켜지고 있는 것이 긍정적”이라면서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 분위기를 빨리 끝내고 싶지 않다. 리그 선두를 상대하는 만큼 우리도 승부욕이 생긴다. 서울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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