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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스포츠서울 최신혜기자]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자질 논란’이 확산됨과 동시에 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취임 후 두 달 간 불거진 ‘살충제 계란파동’과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에 안일하게 대처해 국민 불안을 가중시켰다는 이유에서다. 류 처장은 국무총리의 질타를 “짜증”으로 표현하는 등의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계란 파동 당시 꼼수 휴가를 다녀온 사실마저 적발돼 정당과 국민들의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살충제 계란, 생리대 유해물질…미숙한 대응 줄이어

류 처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처음 제기된 시점은 ‘살충제 계란’ 파동이 확산되던 지난달 초다. 류 처장은 지난달 1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국내산 달걀과 닭고기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언했지만 5일 후 국내산 계란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돼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또 “성인이 하루 126개까지 살충제 달걀을 먹어도 괜찮다”는 식약처의 공식 입장을 발표해 여야 모두의 질타를 받았다. 대한의사협회는 “살충제 성분을 오랫동안 섭취한 사례의 연구논문이나 인체 사례 보고가 없는 만큼 식약처가 구체적인 개수를 정해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이달 초 불거진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과 관련해서도 식약처는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며 불신을 초래했다. 식약처는 당초 여성환경연대가 강원대 김만구 교수에게 의뢰해 실시한 생리대 독성 시험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시험결과를 전달받았지만 공개를 거부했다. 그러나 생리대 파문이 확산되자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시험결과를 모두 공개했다. 이는 결국 여성환경연대와 생리대 제조사 간의 갈등으로 번지며 국민 불안만 가중시킨 셈이 됐다. 식약처는 유해물질로 지목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Volatile Organic Compounds)’에 대해 지금까지 제대로 된 유해성 평가를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아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류 처장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생리대 사태와 관련해 질문을 받자 “구체적으로 대답해야 하느냐”며 “아직 보고를 못 받았다”고 얼버무리는 모습을 보였다.

◇계란 파동 시 꼼수 휴가…“총리 짜증” 막말 논란도

10일 류 처장이 ‘살충제 계란’ 파동이 확산되던 지난달 초 3일간 여름 휴가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되며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10일 식약처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류 처장은 부임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지난달 7∼9일 휴가를 냈다. 이는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후 최소 3개월이 지나야 연가를 허용하는 인사혁신처의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어긋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10일 “휴가는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따라 내년에 발생할 연가를 앞당겨 쓴 것이며 당시 관광 활성화를 위해 기관장이 솔선수범해 휴가를 활용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총리 결재를 받고 사용했다”며 “휴가 중 사용된 법인카드는 처장실 운영에 필요한 물품 구입과 직원 격려 목적이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류 처장은 지난달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17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도중 질책한 것을 두고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식약처의 갈팡질팡 무능행정이 국민적 혼란과 분노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청와대는 류영진 식약처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s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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