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연 1번홀 그린으로 이동하고 있다
장수연이 하루 8타를 줄이는 맹타로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KLPGA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장수연(23·롯데)이 6타 차를 뒤집는 대역전극으로 메이저 여왕에 등극했다.

장수연은 10일 경기도 가평군 가평베네스트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이수그룹 제39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우승상금 1억 6000만원) 최종 라운드에서 무려 8타를 줄이는 폭풍샷으로 국내 복귀후 첫 우승을 노리던 장하나를 따돌리고 시즌 첫 승과 함께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장수연이 기록한 19언더파 269타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배선우가 세웠던 대회 최저타(16언더파)를 3타 더 줄인 신기록이다.

지난해 2승을 거두며 KLPGA 투어 강자의 반열에 올라섰던 장수연은 올 시즌 ‘톱10’ 진입이 두 차례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번 극적인 역전 우승으로 지난 2016년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약 1년4개월 만에 우승의 기쁨을 누렸고 멈췄던 우승 엔진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날 우승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역전 드라마였다. 전날까지 선두 장하나에 6타나 뒤진 공동 3위였기 때문에 역전 우승의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이번 대회 들어 절정의 샷감을 보여줬던 장하나이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장하나의 넉넉한 우승일 것이라는 최종 4라운드의 예상은 초반부터 시작된 장수연의 신들린 샷에 어긋나기 시작했다.

장수연은 2번홀(파3) 첫 버디를 시작으로 무서운 추격에 나섰다. 3번홀(파4)에서 연속버디, 그리고 4번홀(파4)에서는 이글을 잡아내며 폭풍을 몰아치 듯 4타를 줄여 순식간에 장하나에 2타차로 따라붙었다. 장하나는 12번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 사이 장수연은 9, 10번홀 연속버디로 마침내 장하나와 동타를 이루며 공동선두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15번, 17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19언더파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장수연은 특히 17번홀(파3)에서 무려 11미터가 넘는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반면 장하나는 급격히 흔들렸다. 기회가 남아있었지만 16, 17번홀에서 연속으로 보기를 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경기 후 장수연은 “올해 성적도 안 좋고, 타수 차가 많은 상태에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해서 많이 기대하지 않았는데 오늘 샷 감이 좋았다. 17번홀까지도 몰랐는데 18번홀 티박스 올라오면서 ‘뭔가 될 수도 있겠다’ 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웃었다. 장수연은 또 “올해 목표는 3승이었다. 오늘 1승 했는데, 빨리 먼저 2승을 채우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키던 장하나는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잃어 KLPGA 복귀 후 첫 우승에 아쉽게 실패하고 15언더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허윤경이 14언더파 3위에 올랐고 상금, 대상, 평균 타수 1위 이정은은 최종 합계 13언더파로 단독 4위에 이름을 올렸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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