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주
인천 하창래와 광주 여봉훈이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경기에서 공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승점을 나눠 갖는 것은 어느 누구도 바라던 것이 아니었다. ‘승점 6’의 가치가 담겨있던 경기에서 1점을 얻는데 그쳤으니 5점을 손해본 셈이었다. 강등권에서 멀어지기 위해 분투중인 인천과 꼴찌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광주가 전쟁을 벌인 끝에 상처만 얻었다. 인천과 광주는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8라운드 경기에서 90분의 치열한 경기를 치른 끝에 결국 0-0으로 비겼다.

양팀 모두 승리가 절실한 경기였다. 11위 상주(승점 25)가 지난 9일 울산과 원정경기에서 패하면서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10위 인천(승점 26)으로서는 3연승에 성공할 경우 강등권과 격차를 벌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리그 최하위 광주(승점 19)는 전임 남기일 감독의 사임 이후 새롭게 팀을 맡은 ‘소방수’ 김학범 감독의 현장 복귀전이었다. 강등권에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인천을 상대로 승점을 빼앗아야 격차를 좁히면서 강등권 탈출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입장이었다.

전반은 양 팀의 팽팽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초반 분위기를 이끈 것은 인천이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원톱으로 나선 김대중이 광주 페널티박스 오른편으로 파고들며 골문을 향해 강슛을 시도했다. 윤보상 골키퍼의 선방으로 골이 되지는 않았지만 인천의 자신감은 높아졌다. 뒤를 이어 광주 공격수 송승민이 전반 12분 기습적인 터닝슛으로 맞불을 놨다. 하지만 인천의 공세는 한동안 이어졌다. 전반 14분 최종환의 코너킥에 이은 김대중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아깝게 넘어갔고, 전반 20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 골문 정면에서 시도한 김대중의 슛이 윤보상 골키퍼의 손끝에 맞고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공격의 실마리를 쉽게 풀어나가지 못했던 광주는 전반 종료직전 본즈의 돌파에 이은 완델손의 슛이 이진형 골키퍼에 막힌 장면이 아쉬웠다. 튀어나온 공을 본즈가 재차 슛으로 연결했지만 인천 수비의 방해를 받으며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양 팀 모두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가하면서 세밀한 중원플레이가 사라지고 긴 패스에 의존하는 경기가 이어졌다. 후반전도 양상은 비슷했다. 20명의 필드플레이어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곳곳에서 격돌이 벌어졌지만 정작 골문 앞에서의 결정적인 장면은 많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인천이 먼저 교체카드를 꺼냈다. 후반 12분 박종진을 빼고 문선민을 투입하면서 공격진 구성에 변화를 줬다. 중앙의 장신 김대중을 두고 좌우에 작고 빠른 문선민과 송시우를 배치해 역습의 효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후반 18분 이기형 인천 감독이 바랐던 장면이 나왔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이어받은 문선민은 광주 지역 왼편을 파고들며 페널티박스에 진입했다.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송시우의 발 밑에 패스를 전달했고 송시우는 이를 왼발 논스톱슛으로 연결했는데 공은 골대 왼편포스트에 막혔다. 실점 위기 장면이 나오자 김학범 감독은 완델손을 대신해 조주영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어 홍준호 대신 임대준을 투입해 수비 구성도 바꾸며 인천의 빠른 선수들에 대비했다.

인천으로서는 후반 32분 프리킥 상황이 아쉬웠다. 최종환이 골문을 향해 띄워올린 공을 공격에 가담했던 중앙수비수 하창래가 머리로 받아넣었는데 부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골인줄로만 알고 기뻐했던 인천 선수들이 일순간 허탈해지는 장면이었다. 인천이 득점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루트가 가동됐지만 골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자 인천 벤치에서는 체력이 떨어진 송시우를 불러들이고 발빠른 공격수 박용지를 투입해 막판 득점을 노렸다. 광주벤치는 본즈 대신 주현우를 투입해 공격의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골문은 양 팀 어느 누구에게도 열리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얻은 광주의 프리킥 기회도 이종민의 슛이 수비벽에 막히며 무산됐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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