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크리스털 팰리스 공격수 이청용이 드리블하고 있다. 출처 | 크리스털 팰리스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또다시 감독이 바뀐다. 이청용(29·크리스털 팰리스)에게는 부담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 됐다. 가뜩이나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이청용에게 악재가 겹치는 꼴이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11일(현지시간) 프랑크 더 부르 감독과 결별했다고 공식발표했다.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4연패를 당하며 승점을 하나도 얻지 못한 가운데 득점조차 한 골도 얻지 못하고 리그 최하위에 내려앉자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팀을 맡았던 샘 앨러다이스 감독은 12일(한국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크리스털 팰리스가 감독직 제안을 한 건 약 2주 전쯤이었다. 스티브 패리시 회장이 감독직을 맡아줄 것을 제안했지만 아직 준비가 안돼 사양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휘했던 로이 호지슨 감독을 유력한 차기 사령탑 후보로 지목했다.

더 부르 감독의 경질은 이청용의 부친 이장근씨가 지난달 중순께부터 예상했던 일이었다. 이장근씨는 당시 “감독 경질설이 나오고 있다. (이청용이) 지금도 어려운 상황인데 감독이 또 바뀌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미 더 부르 감독과 결별할 가능성이 높아진 와중에 이청용은 출전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지난달 23일 입스위치타운과 치른 컵대회 경기에 교체출전하며 시즌 첫 출전에 성공한 이청용은 26일 이어진 EPL 3라운드 스완지시티와 경기에서는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서 제법 긴 시간을 뛰었다. 더 부르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됐던 지난 10일 번리와 4라운드 경기에서는 시즌 처음으로 선발출전하기도 했다. 하필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치명적인 백패스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제법 오랜시간 경질설에 시달리던 더부르 감독이 공교롭게도 그 경기를 끝으로 팀을 떠나게 되면서 이청용이 느낄 심리적인 부담이 커지게 됐다.

더 부르 감독의 시즌 구상에 포함됐던 이청용이지만 사령탑이 교체되면서 경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 아직 새로운 감독 선임이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더 부르 감독과 결별이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되고 있었던 점, 로이 호지슨 감독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신임 사령탑 선임에 오랜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청용은 지난 시즌 상반기 앨런 파듀 감독 체제에서 후반 교체요원으로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샘 앨러다이스 감독 체제로 바뀌면서는 출전명단에서 제외되는 일이 잦았다. 감독의 성향과 전술에 따라 이청용이 경기에 출전할 기회는 크게 영향받았다.

호지슨 감독은 지난 2007년 12월 풀럼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당시 팀에 있던 설기현 현 성균관대 감독과 악연을 쌓았다. 호지슨 감독은 그해 여름 3년 계약으로 풀럼에 입단한 설기현을 전력 외로 분류하며 기회를 주지 않았다. 결국 설기현이 뛸 곳을 찾아 2009년초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로 임대를 가기도 했다. 설기현은 “호지슨 감독의 지도방식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팀을 지도하고 있다”고 할만큼 좋은 기억을 갖고 있지만 선수시절에는 호지슨 감독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청용이 힘겨운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이유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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