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법정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마녀의 법정’의 1위 비결? 제작자들에게는 ‘중간광고의 딜레마’다.

정려원이 맹활약하고 있는 KBS2 월화극 ‘마녀의 법정’이 무서운 기세로 다크호스가 되더니 끝내 정상을 달리던 SBS ‘사랑의 온도’를 역전했다. 2년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정려원이 회심의 한방을 날리는 모습. 또한, ‘마녀의 법정’은 “공감과 공분이 있는 드라마”를 표방한 법정 추리극으로서 현재 로맨스물 전쟁이 되고 있는 월화극장에서 유일한 장르물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사랑의 온도’가 정통멜로물이고, 동시간대 경쟁작인 MBC ‘20세기 소년소녀’나 30분 앞서 시작하는 tvN 월화극 ‘이번생은 처음이라’가 모두 로맨틱 코미디물인 것. 게다가 최근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경기 중계로 ‘20세기 소년소녀’와 ‘사랑의 온도’가 차례로 결방하면서 ‘마녀의 법정’의 상승세에 더욱 탄력이 붙게 됐다.

사랑의 온도

그러나 ‘마녀의 법정’의 동시간대 1위 비결에 대해 다른 분석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마녀의 법정’이 몰래카메라 이야기 등 자극적인 소재로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음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방송사 드라마 고위 관계자와 이야기 해보면 중간광고의 있고 없는 차이로 인한 순위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마녀의 법정’은 중간광고가 없어서 스토리가 끊기지 않고 쭉 보게 된다. 게다가 궁금증을 유발하는 스토리는 채널이 돌아가지 않게 하는 힘이 있다. 시청률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반면 ‘사랑의 온도’는 중간광고가 여러개 들어가면서 이야기에 흐름이 끊긴다. 그럼에도 방송사 측에서는 시청률은 조금 떨어졌어도 중간광고가 많이 붙어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이다. 드라마가 화제성에서 떨어지지 않아서 큰 손해는 없다고 보는 듯하다”고 밝혔다. 결국 ‘마녀의 법정’에는 없고, ‘사랑의 온도’에는 있는 중간광고 때문에 시청률이 갈렸다는 것이다.

중간광고의 효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 중에는 작가도 포함됐다. 지난해 지상파에서 장르물를 선보였던 한 작가는 최근 방송 중인 SBS 수목극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중간광고로 더 긴장감을 주고 재미를 더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중간광고로 인해서 엔딩이 두 번 생겼다. 광고 직전 엔딩을 만들면서 몰입도를 한 번 높이고, 광고 후에 또 한 번 이야기를 몰아갔다가 엔딩하면서 전체적인 스토리에 리듬을 줬다. 훨씬 재밌게 느껴진다. 장르물로서 더 좋은 장치가 된다”고 했다.

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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