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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지일파’ 선동열 한국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일본 도쿄로 향한다. 완전체 성인 대표팀은 아니지만 한일전은 늘 신경쓰이기 마련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밀리는 게 사실이다. 결국 선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력과 집중력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나서는 선 감독은 오는 16일 도쿄돔에서 일본과 대회 개막전을 치른다. 선 감독의 고민은 여전히 마운드다. 예전 대표팀과 달라진 게 없다. 선 감독은 “예전에도 그랬듯 늘 투수가 걱정이다. 일본을 보면 어린 투수들 중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수두룩하다. 대부분의 투수가 시속 150㎞의 공을 그냥 던진다. 하지만 우리 고교 야구에서 150㎞의 공을 던지는 투수들은 손에 꼽을 정도”라면서 “결국 인프라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에는 수 천개의 학교가 있다. 선수가 많고 체계도 잘 잡혀있어 좋은 선수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한국은 있는 야구부도 없어지는 게 현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번 대표팀 투수 중 구속 150㎞ 정도를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장현식, 김윤동, 구창모, 김대현, 장필준 등이다. 숫자 자체는 적지 않지만 최고 구속이 150㎞ 정도로 평균 구속과 제구력을 따질 때 일본 투수들에 비해 아직 부족하다. 안정적으로 구속 150㎞의 공을 꾸준히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선 감독의 설명이다.
지난 2015년 같은 장소인 도쿄에서 열렸던 제 1회 프리미어12에서 투수코치로 한국의 초대 대회 우승에 힘을 보탰던 선 감독은 당시 일본의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를 다시 떠올렸다. 선 감독은 “그 때 오타니가 구속 160㎞까지 나오는 공을 던지니 우리 타자들이 전혀 손을 대지 못하더라. 그런 공을 처음 보니 당연했다. 그런 투수가 나오면 우리가 이기는 게 쉽겠는가. 전력에서 뒤진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에서 발휘되는 선수들의 정신력을 믿고 있다. 한일전이면 선수들의 집중력도 더 좋아진다”고 밝혔다.
투수력에서 밀리더라도 희망은 있다. 한국 타자들의 빠른 적응력이다. 선 감독은 “프리미어12 때도 오타니의 160㎞짜리 공을 보다가 이후에 150㎞를 던지는 일본 투수들이 나오니 방망이에 잘 맞히더라. 상대적으로 느리게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빠른 공을 이른 시점에 눈에 익혔다고도 볼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잘 적응한다면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표팀은 성적보다 미래를 보고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대회 출발점이 한일전인 만큼 쉽게 물러날 수 없다. 양팀을 대표하는 어린 투수들의 수준 차이가 존재할지라도 젊은 선수들의 투지에 기대를 걸고 있는 선 감독이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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