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김민석 \'평창 향해 질주\'
김민석이 지난달 24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질주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모태범과 이상화, 이승훈 등 1988~1989년생 동기 3총사가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빙상을 세계 톱클래스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3명 모두 금메달 후보는 아니었기 때문에 ‘밴쿠버 이변’은 더욱 화제가 됐다.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 올림픽에서도 어린 한국 선수들의 이변을 다시 한 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이승훈, 이상화, 김보름이 금메달 후보로 강력 부상한 가운데 김민석(18·평촌고)과 김민선(18·서문여고) 등 두 고교생의 상승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이름을 보면 남매같은 이들은 금빛은 아니어도 평창에서 깜짝 메달을 선사할 확률이 충분하다.

13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끝난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는 둘의 잠재력을 확인할 기회였다. 우선 지난 2월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일본 선수들을 2~4위로 밀어내며 남자 1500m 금메달을 목에 건 김민석의 분전이 눈에 띈다. 그는 이번 대회 1500m에서 그룹B에 속해 1분44초97을 기록했는데, 이는 나중에 열린 그룹A에서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전한 그룹A에서 금메달을 딴 데니스 유스코프(러시아)가 1분44초42로 결승선을 통과해 김민석보다 빨랐으나 은메달을 목에 건 빈센트 데 하이트레(캐나다)는 1분45초87로 김민석보다 무려 0.90초나 느렸다. 김민석은 17~19일 노르웨이 스타방헤르에서 열리는 월드컵 2차 대회부터는 메달을 다툴 수 있는 그룹A로 승격한다. 1차 대회의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평창 올림픽 때는 이 종목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급부상한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은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1000m에서 김윤만(2위)이 따낸 한국의 동계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비롯해 500m와 5000m, 1만m, 팀추월에서 모두 시상대에 올랐다. 그러나 스피드와 지구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1500m에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김민석이 한국 빙속 역사를 새로 쓸 기대주로 떠올랐다.

여자부에선 김민선의 기량이 쑥쑥 크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캐나다 ‘폴 클래식’에서 이상화가 갖고 있던 세계주니어기록 37초81을 10년 만에 0.11초 단축했으나 조직위가 도핑 검사를 하지 않아 기록을 인정받지 못하는 불운으로 주목받았다. 비록 기록은 취소됐으나 감각은 잃지 않았다. 김민선은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1차 레이스 그룹B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바로 그룹A에 승격했다. 하루 뒤 그룹A에선 38초02를 기록,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금·은메달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이는 이상화, 고다이라 나오(일본)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창 올림픽에서 메달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2차 대회부터의 성적에 따라 이상화와 함께 여자 단거리의 ‘쌍두마차’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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