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텍사스 추신수가 20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US 셀룰러필드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회초 2루수 땅볼 아웃이 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추신수는 1번타자, 우익수로 출전했다. 2015. 6.20. 시카고 (미 일리노이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메이저리그(ML) 스토브리그가 출발선을 앞둔 가운데 텍사스 추신수(35)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어느덧 7년 장기계약의 반환점을 돌면서 텍사스와 이별을 내다보는 현지언론의 전망이 힘을 얻는 상황이다.

ML 각 구단 단장을 비롯한 고위관계자들은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모인다. 이 자리에서 각종 리그 현황은 물론 트레이드 논의까지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사실상 스토브리그가 시작되는 자리인 만큼 이날 이후 트레이드와 프리에이전트(FA) 영입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선수들이 트레이드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추신수 또한 트레이드 시장에 이름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 지역언론 댈러스 모닝뉴스의 에반 그랜트 기자는 텍사스 존 다니엘스 단장이 추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해 선발진 보강에 나설 것이라 내다봤다. 여전히 뛰어난 출루능력을 자랑하는 추신수를 내보내고 약점인 선발진을 보강하는 동시에 외야 유망주들에게 빅리그 출장 기회를 준다는 시나리오다.

추신수는 2014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3년 연속 0.350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꾸준히 득점찬스를 만들었다. 3년 연속 팀 내 출루율 순위 3위 안에 이름을 올려 2013년 겨울 텍사스가 원했던 출루머신의 모습을 증명했다. 하지만 야구 트렌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출루보다는 장타력, 즉 홈런을 중시하는 시대가 됐고 타자들의 성향도 보다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추신수는 지난해까지 꾸준히 부상에 시달렸고 외야수비에서 점점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2017시즌 지명타자로 출장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7년 1억3000만 달러의 대형계약을 체결했을 때 다니엘스 단장이 기대했던 모습을 충족시킬 확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추신수에게 외야수로서 공수주에서 다재다능한 활약을 바라기보다는 레오디 타바레스(19), 부타 톰슨(19) 등 외야 유망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게 장기적으로는 나을 수 있다는 냉정한 계산이다.

더불어 다니엘스 단장은 2018시즌 먹구름 낀 선발진도 해결해야 한다. 지난 7월 트레이드 마감일에 에이스 다르빗슈 유를 트레이드시킨 다니엘스 단장은 선발진 재건을 위해 여러 가지 계획을 짜고 있다. 그런데 선발투수를 영입하기 위해선 팀 연봉 규모부터 줄여야 한다. 때문에 추신수처럼 2020년까지 계약돼있고 반등 가능성이 있는 선발투수를 추신수와 트레이드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시내티 호머 베일리, 디트로이트 조던 짐머맨, 캔자스시티 이안 케네디 등이 추신수와 트레이드될 수 있는 선발투수들이다. 아니면 연봉보조로 추신수를 다른 팀으로 보내고 FA가 된 다르빗슈와 재회하거나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 텍사스 출신의 제이크 아리에타 등을 영입하는 과감한 행보를 펼칠 수도 있다.

추신수 입장에서도 트레이드가 나쁘지 않다. 이미 텍사스 구단은 2018시즌 추신수의 1루수 전향까지 고려하고 있다. 팀의 중심이 아닌 유틸리티 플레이어 정도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차라리 외야수로 꾸준히 출장할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해 확실한 부활을 노리는 편이 나을 수 있다. 2000년 시애틀 입단 후 네 차례 유니폼을 갈아입은 추신수에게 또다시 변화의 기회가 찾아올지 지켜볼 일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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