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이근호가 1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2017.11.14. 울산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논평위원]유럽의 힘과 높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세르비아는 지난 10일 상대했던 콜롬비아와는 스타일이 판이하게 달랐다. 콜롬비아는 조직적으로 훌륭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개인기 좋은 선수들을 통해 한국의 압박을 돌파하려고 했다. 반면 세르비아는 조직력이 우리보다 더 나았다. 한국의 4-4-2 포메이션에 대해서도 많이 연구한 것 같았다. 세르비아의 조직력, 그리고 힘의 축구에 대표팀이 전반 25~30분까지는 고전한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론 콜롬비아전에서 손흥민과 투톱을 이룬 이근호, 이번 경기에서 투톱으로 손발을 맞춘 구자철의 차이점이 드러났다고 본다. 콜롬비아전 이근호는 좌우로 빠져들면서 공간을 만들어 손흥민이나 권창훈을 도왔다. 구자철은 달랐다. 주로 중앙에서 손흥민과 콤비플레이를 형성하면서 상대 센터백을 압박했다. 누가 낫다고 할 순 없다. 코칭스태프가 상대에 따라 적절하게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2연전에서 나타난 신태용호의 전술 색깔은 4-4-2 포메이션으로 1~3선 사이의 공간을 좁게 유지하면서 강한 압박과 많이 뛰는 축구를 한다는 것이었다. 내년 본선에서도 플랜A가 될 것 같다. 콜롬비아전에선 상대가 체력적으로 좋은 팀이 아닌 탓에 그런대로 먹혀들었다. 세르비아는 이를 깨트리기 위해 준비했다. 전반 25~30분까지 긴 패스와 높이를 이용한 플레이로 신태용호의 수비를 공략했다. 세컨드볼 싸움에서 우리가 밀리다보니 전반 중반까지 분위기가 올라오지 않았다. 실점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전반 중반 이후 세르비아의 전술에 적절히 대처하면서 나름대로 소득을 찾은 경기가 됐다. 특히 이재성과 권창훈 등 좌·우 측면 미드필더들이 가운데로 들어와 적극적으로 수비하고 볼을 따내 역습으로 연결한 것이 조금씩 흐름을 찾아간 원인이었다. 잠잠했던 손흥민도 이 때부터 살아나 슛도 하고 측면을 분주히 파고 들었다. 세르비아도 한국처럼 내려서서 상대의 공격을 기다렸다가 받아치는 형태를 취했는데 이재성, 권창훈의 수비 가담에서 실마리가 풀려 상대의 조직력이 흔들렸다. 물론 상대 역습에 먼저 실점한 포백 수비는 계속 정비해야 한다.

장·단점이 나타났지만 전체적으론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위기를 잘 헤쳐나가는 것 같다. 패스워크도 잘 맞고 있어 팀이 점점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태극마크의 의미를 잘 새기는 것 같아 반가웠다. 동아시안컵과 내년 1월 전지훈련, 3월 A매치에서는 이번 2연전의 성과를 기억하고 더 발전시켜나갔으면 한다.

논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