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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아이언맨 헬멧을 착용한 스켈레톤 윤성빈이 11월18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실전 테스트에서 스타트하고 있다. 평창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한국 스켈레톤 간판’ 윤성빈(23)은 어느덧 트랙을 가리지 않고 세계 1위다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최고 목표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계획대로 컨디션을 조율해가는 그로서는 냉정하게 현 흐름을 유지해가는 자신과 싸움만 남은 셈이다.

윤성빈은 지난 8일(한국시간)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4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 부문 1차 시기에서 56초62로 1위를 기록했다. ‘스켈레톤 황제’로 불리는 두쿠르스는 윤성빈보다 0.06초 느린 56초68로 2위에 올랐다. 캐나다의 데이브 그레스치스진이 56초88로 3위. 월드컵은 1, 2차 시기 결과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그런데 이날 폭설로 2차 시기가 취소되면서 1차 시기로만 순위를 가려 윤성빈에게 금메달이 돌아갔다. 그는 지난달 미국 파크시티에서 열린 2차 대회,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3차 대회에 이어 월드컵 3회 연속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미국 레이크 플래시드에서 열린 1차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따내면서 현재까지 치른 1~4차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휩쓸었다. 최대 경쟁자인 두쿠르스가 1차 대회 금메달 이후 2차 대회 은메달, 3차 대회 6위 등 갈수록 내림세를 타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윤성빈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월드컵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평창에 맞춰 ‘올림픽 컨디션’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부담을 버리고 월드컵 트랙에 나선 윤성빈은 연이은 호성적을 뽐내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약점으로 꼽힌 ‘독일 트랙’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내 의미를 더한다. 이전까지 윤성빈은 월드컵에서 4차례 금메달을 따냈는데 3개가 북아메리카(미국1, 캐나다2)에서 캐낸 것이다. 썰매 전문가들은 북아메리카보다 유럽 트랙은 주행 기술이 따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오랜 기간 트랙 경험을 쌓은 두쿠르스 등이 돋보인 이유다. 그러나 2012년 스켈레톤에 입문한 윤성빈은 매 시즌 트랙 경험을 쌓고 과학적인 훈련으로 기량이 크게 향상되면서 무섭게 성장했다. 지난 휘슬러 대회에서도 1차 시기에 트랙 신기록인 51초99로 1위를 기록했고, 2차 시기에서도 52초35로 1위였다. 스타트 기록도 1차(4초52), 2차(4초50) 모두 1위를 기록하는 등 퍼펙트 우승이었다. 2차 대회에서도 48초50으로 두쿠르스가 보유한 트랙 기록을 경신했다. 금메달이 질적으로도 우수해졌다. 두쿠르스의 홈 트랙이나 다름이 없는 독일에서도 가장 빠른 기록을 뽐내면서 자신의 안방 평창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을 품게 됐다.

윤성빈은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3연속 우승으로 기쁘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상 악화로) 만족할 수 없는 레이스로 끝나 아쉽다. 기상 악화는 물론 어떤 변수에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주행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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