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전북 현대 선수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더 이상 ‘아시아 최고’라는 명예만 얻는 것으로 만족했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가 아니다.

아시아 축구의 발전과 함께 규모도 성장하면서 ACL의 위상은 나날이 격상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아시아 각국 우승팀이 참가했던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과 FA컵 우승팀이 참가한 아시안 컵 위너스컵이 통합돼 지금의 ACL로 개편된 이후 아시아 클럽 축구의 경기력과 위상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또한 10년여 전인 2008년까지만 해도 대회 총상금이 300만 달러(약 33억원)에 불과했던 ACL은 이제 우승 상금만 400만 달러(약 44억원)에 이르렀다. 지난 7일 아시아축구연맹은 우승 상금을 올리면서 대륙 클럽 대회 가운데 UEFA 챔피언스리그(약 200억원)와 유로파 리그(약 84억원)에 이은 세 번째 대회로 규모를 키웠다.

지난 2005년부터는 ACL 우승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지면서 ACL 우승을 바라보는 시각도 점차 바뀌었다. 각 대륙 챔피언 클럽을 만나는 것과 더불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만날 수 있는 점은 ACL 참가팀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 특히 FIFA 클럽 월드컵 출전만으로 최소 100만 달러(약 11억원·6위 상금)를 확보할 수 있다. 즉, ACL 우승만으로 약 11억원의 보너스가 더 생기는 것이다.

다가오는 2018시즌 ACL에 참가하는 전북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울산 현대, 수원 삼성 등 4팀은 ACL 우승컵에 더 욕심낼 수밖에 없다. 아시아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ACL 우승 상금(44억원)과 FIFA 클럽 월드컵 최소 확보 상금(11억원)을 더해 55억원을 손에 쥘 수 있다.

게다가 K리그 4팀이 ACL 우승을 포기할 수 없는 건 명예 회복도 달려있기 때문이다. 올해 징계로 인해 전북이 ACL에 나가지 못하면서 K리그의 최고 성적은 16강이었다. ACL에 출전한 울산, 수원, FC서울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제주만 유일하게 16강에 올랐으나 우라와 레즈에 밀려 떨어졌다. 아시아의 맹주로 호령하던 과거와 사뭇 비교되는 성적표였다. 전북을 제외한 나머지 3팀이 올해 ACL에서 부진했던 만큼 자존심 회복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임에도 올 시즌 ACL에 나서지 못한 전북의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부와 명예, 둘 다 취할 수 있는 내년 시즌 ACL은 어느 때보다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2018년 1월30일 플레이오프로 먼저 경기 치르는 수원의 일정을 시작으로 K리그의 ACL 일정이 닻을 올린다. K리그 네 용(龍) 가운데 내년 겨울 미소 짓는 게 어느 팀일지는 지켜볼 일이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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